우리바다 상괭이의 미래
최근 십 여 년 동안 한반도 연안에서 발견되는 고래류는 대체로 십 여 종 정도이며,
이 중에는 좌초, 혼획 되어 발견한 경우도 있었고,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의 고래자원 조사시에 발견 된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 2004년 3월 31일 멸종위기에 놓인 향고래가 동해 남부
구룡포 앞 10마일 해상서 어미고래와 새끼고래 등 향고래 가족 8마리의 모습이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 자원조사 때 카메라에 포착되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기억을 완전히 덮을 만한 대형 사건이 2011년 2월 발생했습니다.
상괭이 (Neophocaena phocaenoides)영명: Finless porpoise, 일명: 스나메리
사상 유래 없는 2011년 1월과 2월 강추위로 세상이 꽁꽁 얼어 붙어 잔뜩 움츠려 있을 무렵 난데없이 새만금 방조제 내측에서 2월 내내 상괭이가 죽어 올라온 것입니다.
서해에서 상괭이가 죽어 해안가로 떠밀려 오는 경우는 빈번했지만 이렇게 240여 마리의 상괭이가 한 달이 채 안되는 시간 동안 죽어 올라 온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 충격을 더했습니다.
새만금 방조제 안쪽에서 발견된 상괭이
<2011년 1월과 2월 강추위에 얼어 붙은 새만금 방조제 안쪽 바다>
특히, 2007년 12월 7일 아침 충남 태안군 만리포 앞 해상에서
국내 기름유출 사고 사상 최대규모의 원유가 유출되는 선박 충돌사고를 냈던
허베이 스피리트호 사건이 났을 때에도 이번처럼 많은 상괭이가 떼죽음을 당하지 않았습니다.
<새만금 문제를 보는 여러 생각들을 담고 있는 새만금 관련 자료 도서>
<허철회 지음 고철환 감수 2003년 발행>
<풀꽃 평화연구소 엮음 2004년 발행>
<홍영욱 지음 2004년 발행>
<국무총리실 새만금사업추진기획단 2010년 발행>
새만금 방조제는 이 번 상괭이 떼죽음 사건이 아니더라도 환경문제와
관련해서는 어떤 작은 문제라도 조용히 넘어 갈 수 없는 한국의 환경문제 분쟁지역입니다.
이 번 새만금 상괭이 폐사사건의 가장 큰 문제는 원칙을 벗어난 사건 처리 과정이 아닐까요?
특히 매일 매일 죽은 상괭이를 환경폐기물업체에 위탁해
처리 한 일은 새만금에서 일어난 상괭이 떼죽음 사건이
자칫 복잡한 사건으로 흘러가지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문제를 더 키운 꼴이 된 것입니다.
고래류는 종에 구분 없이 모두 포획이 금지 되어 있으며 좌초 혼획 된
경우 관할 해양경찰
확인을 받은 후에야 발견자에게 그 권리가 주어지는데
이 번 새만금 상괭이의 경우는 그런 절차를 엄격하게 지키지 않고 소각한 것이 아닌가 생각 됩니다.
새만금 방조제에서 폐사한 상괭이는 환경폐기물 처리장으로 가져와 소각함
190여 마리가 죽고 EBS 하나뿐인 지구 다큐팀이 급하게
출동하여 이 사건을 취재를 하여 24일 공중파로 방영하면서
추측과 의심 불신의 공방전이 진정 되었습니다.
하지만 2월 말까지 상괭이는 50 마리가 더 죽어 거의 240여 마리가 죽었다고 합니다.
다음은 이번 새만금 상괭이 폐사 사건 현장조사에 참여하신
고래연구소 안용락 박사님의 인터뷰 내용과 문의 메일을 통해
좀더 상세하게 당시 상황을 정리한 것입니다.
새만금 상괭이가 대량 폐사한 것은 이상 한파로 인한 새만금호의 결빙으로 상괭이들이 호흡하기 위해 수면으로 부상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부검결과 상괭이의 건강 상태는 제가 이제까지 본 상괭이 중에서 가장 양호한 상태였구요. 위 속에는 먹이가 가득차 있어 잘 먹고 잘 살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환경단체와 어업인이 농어촌공사에서 새만금의 수위를 낮추지 못하게 하기 위해 상괭이 핑계를 대고 있는 상황입니다.
환경단체에서는 새만금의 수위가 낮아져 수질이 악화되었고 악화된 수질 때문에 상괭이가 대량 폐사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만약 수질이 문제였다면 상괭이보다 작고 하등한(?, 모든 생물은 동등하다고 생각합니다만...) 어류나 패류, 갑각류가 먼저 대량 폐사했어야 하겠죠? 또 부검에서도 악화된 수질에 의한 질병은 찾아 볼 수가 없었습니다. 한마디로 교통사고 나서 죽었는데 위치가 공단지대이다 보니 공기오염으로 죽었다고 주장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업인도 환경단체의 주장에 동조하고 있는데 이는 또 다른 속셈이 있습니다. 원래 새만금이 만들어질 때 일찌감치 어업인에게 어업폐업에 대한 전면 보상을 해주었습니다. 즉 새만금 내부에서 어업을 하는 것은 불법이란 뜻입니다. 그런데 새만금 방조제가 우여곡절 끝에 거의 20년에 걸쳐 만들어 지다 보니 외부 어선의 왕래가 용이했었습니다. 물막이 공사과 완전히 끝난 이후에도 숭어, 전어, 꽃게와 같은 상업성 있는 수산물이 잡히다 보니 크레인까지 동원하여 어선을 새만금 내측으로 옮겨 지금까지도 조업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보니 새만금 내부의 수심을 낮추어 부지 조성을 할 경우 조업 가능한 면적이 줄어들게 되니까 이를 저지하기 위해 환경단체의 편을 들어주고 있는 겁니다.
기자도 질문을 했었는데 방송에는 나가지 않았습니다만... 더 이상 상괭이의 대량 폐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은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향후 이상 한파가 없기를 바라거나 새만금 방조제를 다 부숴버리거나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생포해서 바깥으로 옮기라고도 하는데 생포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수가 죽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현재 새만금 상괭이 폐사사건 이후 농어촌공사의 의뢰로 상괭이 서식현황 조사를 수행하고 있는데 7월말도에 조사를 수행하였는데 한 마리도 관찰하지 못했습니다. 주변 어업인들도 최근에는 목격한 적이 없다고 하구요. 배수갑문을 통해 모두 밖으로 빠져 나갔기를 바랄 뿐입니다.
새만금에서 죽은 상괭이의 수는 올 국립수산과학원(원장 김영만) 고래연구소는
한국농어촌공사 새만금사업단의 요청으로 3월17일과 18일 양일간 새만금 방조제 내에
서식하는 상괭이에 대한 목시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목시조사는 지난 1월말부터 2월초 사이 새만금 방조제 내에서
240여 마리의 상괭이가 집단 폐사한 이후 방지대책 마련을 위한 예비조사이다(이하 생략)
<출처:고래연구소에서 보도자료 2011년 03월 18일>
이 번 새만금 상괭이 폐사 사건의 원인은 새만금 내측이 얼어 붙어
먹이 활동을 위해 새만금 방조제 안쪽으로 들어온 상괭이들이
호흡할 공간을 원활하게 확보하지 못해 생긴 비극이라고 추정 됩니다.
상괭이가 새만금 안쪽 바다에서 활발한 먹이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기온이 급강하 하면서 얼음층이 새만금 안쪽을 천천히 덮으려 합니다.
기온이 평균 기온을 회복하지 못하고 2월 내내 관측 기록을 갱신하며
얼음층이 새만금 안쪽 바다를 더 넓게 덮으며 상괭이들의 숨쉬기를 방해합니다.
새만금 안쪽 바다를 얼음층이 덮은채 시간이 흐르면서
상괭이의 숨쉬기가 원활하게
이루워지지 못하고 결국 질식하여 죽음을 맞습니다.
고래연구소 박겸준 박사님은 자신의 기고글에서 상괭이가
우리 민족과 오랜 관계를 맺어 오면서도 주목 받지 못한 이유를 밝히고 있습니다.
첫번째로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형태적 특징 때문에 일반 대중은 상괭이가 고래의 한 종류임을 모르며 불려지는 이름부터 뭔가 돌고래와는 먼 투박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두번째로 상괭이는 부끄러움이 많은 성격을 가지고 있다. 상괭이는 여느 돌고래들처럼 눈에 띄게 물살을 가르면 유영하거나 점프를 하지 않으며 많은 개체가 무리를 이루어 다니면서 선박에 접근해 선수파를 타고 놀지 않기 때문에 귀염성이 없어 사람들의 이목을 받지 못한다.
세 번째로 상괭이가 오락적으로 관심 밖일 뿐만 아니라, 상업적으로도 이용 가치가 낮기 때문이다. 다른 고래류는 옛 서방에서는 기름을 위해서 일본이나 에스키모 식용으로 이용되었다. 상괭이이도 간혹 이러한 목적으로 이용되는 경우도 있지만 아주 드물다. 돌고래 고기를 먹는 일본에서도 상괭이고기는 전후 어려운 시기에 조금 먹었을 뿐 지금은 먹지 않는다고 한다.
<출처: 상괭이(쇠물돼지), 그 존재의 특별함 박겸준 글>
상괭이는 우리 민족과 더불어 우리 바다에서 함께 살아온 진정한 한국의 고래입니다.
그래서 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에서도 상괭이에 대한 조사와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급격한 환경변화에 무조건 적응하며 살아 남기를
바라기에는 서식환경이 갈 수록 나빠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얼마 전에는 싯가 50억원의 상괭이를
불법유통시킨 업자가 해양경찰에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상괭이가 치솟은 밍크고래의 대용품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가슴 아픈 상황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상괭이가 수산자원이냐 야생동물이냐를 결정짓는
어려운 문제를 접어 놓는다면 상괭이가 우리바다에
우리민족과 영원히 살기를 바라는 마음은 한결 같을 것입니다.
서해에 아직 많은 상괭이가 살고 있다고 짐작하고 있지만
이런 상황이라면 상괭이도 다른 한국 토종 야생동물의 운명처럼 그리 오래 버티지 못할 것입니다.
이 번 240여 마리의 새만금 상괭들의 슬픈 죽음이 어쩌면
남아 있는 우리바다 상괭이의 개체수 감소를
막아주고 더불어 사람들이 새로운 시각으로
우리바다 상괭이를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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