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기자단(1~10기)/3기

낚시하는 물고기, 슈퍼 어부 씬벵이 이야기

NIFS 2011. 9. 19.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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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남쪽, 간토지역 앞바다에는

물고기를 낚는 어부 물고기가 살고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이 물고기는 바다 밑바닥을 네 발로 걸어다닌다고요.

그 생김새와 낚시법이 더더욱 궁금해지죠? 

 

 

이 독특한 물고기의 모습은 예전부터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모으기에 충분했습니다.

바로 이 녀석이 오늘 찾는 물고기의 모습이라는데...

 

 

19세기 초 일본에서 발견된 생물도감 <천충보>에는

곤충과 해양생물을 포함해 500여종 이상의 동물들을 매우 상세하게 묘사하고 있는데요.

 

                         

 

물론 이 책에서도 오늘의 주인공, 물고기를 낚는 물고기,

바로 '씬벵이'를 만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설명을 보면 씬벵이가 원래 두꺼비였다는 설명 등등 

여러가지 오류가 보인다고 하는데요.

그렇다면, 씬벵이의 진짜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요?

  

 

 

바로 이 귀여운 녀석이 씬벵이입니다. 디즈니만화에나 나올 법한 비주얼을 자랑합니다.

그리고 무서운 포식자의 이미지와는 좀 멀어보이죠?

 

 

 

씬벵이는 아귀목의 생물인데 이들은 헤엄실력이 별로 좋지 않습니다.  

황아귀 역시 그 자리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고 살며 주변을 지나는 먹이만 잡아먹습니다.

 

 

 

원래 아귀목은 깊은 바다 속에 살았는데

 

 

 

아귀목 중에서 씬벵이과의 몇몇 물고기들이 작은 물고기가 많은

얕은 바다로 올라오면서 씬벵이과가 진화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가만히 자리를 지키고 앉아서는 헤엄을 치며 돌아다니는 작은 물고기를 잡기란 힘들었고

그래서 바위나 해초에 몸을 숨겨 눈에 띄지 않게 먹이에 다가가는 기술을 개발한 것인데요.

 

그러다 바다 밑을 조용히 걸어가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방법이라는 것을 알고

걷기의 기술을 연마하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씬벵이는 몸길이가 10cm 정도로 아주 작은 물고기입니다.

얼굴은 우락부락~ 몸은 통통~ 그다지 날렵해보이지 않아요.

걷기 실력도 눈물이 앞을 가릴 정돕니다.

하지만 이건 씬벵이과의 물고기만 가진 특별한 기술입니다.

씬벵이만의 독특한 지느러미를 특별한 방식으로 사용하기에 가능한 일인데요.

 

 

씬벵이의 가슴 지느러미는 보통의 물고기보다 더 뒤에 붙어있고

배 지느러미는 더 앞에 붙어 있습니다.

 

 

두 지느러미를 번갈아 움직이면 마치 걸어다니는 듯한 모양새가 되죠. 

 

 

또 가슴지느러미의 뼈는 뒷부분이 길어서 훨씬 더 넓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아이처럼 불안한 걸음걸이지만

하루에 몇 백 미터는 거뜬히 걷는다고 하네요.

 

 

씬벵이가 걸어다니는 건 먹이를 찾기 위해서입니다.

 

 

바로 그때, 다가오는 물고기 한 마리.

씬벵이가 걸음을 멈춥니다.

  

 

오호!

이래뵈도 유능한 낚시꾼이라고 하더니,

이제 그 실력을 이제 한 번 볼까 싶었던 찰나. 어라?

 

 

씬벵이가 부리나케 도망을 칩니다. 

매서운 눈초리의 눈동미리가 사실은 자신의 영역에 들어온 씬벵이를 위협하고 있었던 것.

적들에 둘러싸여 위기에 몰린 씬벵이.

하지만 이럴 때 발휘할 수 있는 씬벵이만의 기술이 있습니다.

아,,, 저렇게 아장아장 걸어서 언제 도망가냐고요??

 

 

작고 볼품없는 씬벵이지만 기술은 많아요~

씬벵이는 아가미 구멍이라는 호흡기관을 이용해 들이마신 물을 힘차게 뿜어 추진력을 만듭니다.

 

그렇게 있는 힘을 다해 저 멀리 점프!

 

 

하지만 회심의 한 방이라 하기에 너무 힘이 약합니다.

 

꼬리지느러미까지 있는 힘을 다해 열심히 헤엄치는 씬벵이.

겨우 5미터 도망쳤을 뿐인데 지쳐버립니다.

이렇게 헤엄실력이 형편없는 물고기 씬벵이는 수풀 속에 겨우 몸을 숨기고 숨을 고릅니다.

 

무서운 포식자라하기에 이상한 점이 너무 많습니다.

 

 

그리고 파도가 거세지는 날에는 씬벵이의 더 애처로운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씬벵이는 헤엄실력이 좋지 않기 때문에 일단 파도에 휘말리면

마구 파도에 휩쓸려 떠다녀야 합니다.

날이 잠잠해지기만을 기다리며 별 다른 수도 없어 한동안 바다속을 굴러다니던 씬벵이.

 

 

가까스로 한 지느러미로 땅을 짚고

마침내 안전한 바위틈에 도착합니다. 정말 처량해서 더 볼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바다가 잠잠해지고 작은 물고기 떼가 나타나자

드디어 최고의 어부다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물고기를 가만 눈으로만 한 마리를 쫓는 씬벵이.

 

 

한 녀석이 가까이 앞이 지나자 순식간에 한 마리를 잡았습니다. 

이 먹이를 잡아서 삼키는데까지 속도는 모든 물고기를 통틀어 가장 빠른 속도를 자랑합니다.

 

 

쏨벵이도 아주 빠른 속도를 자랑합니다. 두 물고기를 비교해 보면

 

빨간 쏨벵이 는 먹어 삼키는데까지 0.025초!  

 

쏨벵이는 0.13초로 빨간 쏨벵이보다 5배나 빨랐어요.

 

쏨벵이 중에는 0.007초만에 잡아먹는 종도 있다고 하니

잡아먹히는 물고기 입장에선 자기가 잡아먹혔는지도 인식할 새도 없을 것 같네요.

 

쏨벵이는 약간 떨어진 곳에서부터 헤엄쳐와 먹이를 잡아먹습니다.

빨간씬벵이는 바로 앞에서 입만 움직여 잡아먹어요.

헤엄치거나 점프할 시간이 없어 훨씬 빠릅니다.

 

 

 

삼키는 방식도 입속 구조와도 관계가 있습니다.

 

 

입을 크게 벌리면 입 속은 보통때보다 12배나 더 커지는데

이 비율도 물고기 중에서 가장 크다고 해요.

 

 

입을 갑자기 크게 벌리면 물고기를 삼킬 수 있는 엄청난 흡입력이 생기죠.

 

 

 

그리고 슈퍼어부 씬벵이의 마지막 비밀이 공개됩니다.  

마치 낚시대의 미끼처럼 생긴 머리 위의 작은 돌기가 그 비밀인데요.

 

 

빨간 씬벵이의 막대처럼 생긴 지느러미에 붙어있는 것으로

꼼지락거리는 모습이 마치 낚시대에 붙은 미끼처럼 생겼죠?

 

미끼를 보고 다가오는 물고기 한 마리. 하지만 순식간에 씬벵이에게 잡아먹히고 맙니다.

먹이를 찾다가 제가 오히려 잡아먹히고 만 거죠.

 

빨간 씬벵이는 미끼가 달린 낚시대처럼 생긴 돌기를 이용해 다른 물고기를 잡아먹는데요.

 

 

 

 

 

 

 

 

낚시대는 먹이를 유인할 때 쓰는 에스카라는 돌기.

이것 역시 등지느러미가 진화한 것입니다.

 

 

 

생김새가 환영동물 갯지렁이 같죠?

이건 씬벵이가 좋아하는 먹이 중에 하나라고요.

 

에스카는 근육과 신경으로 이루어져 매우 유연하게 움직이는데

꾸물꾸물거리는 동작으로 먹이를 유인합니다.

 

 

 

 

 

완벽한 순간에 먹이를 잡아올리는 진정한 어부!

 

 

또 등뼈가 없고 피부가 잘 늘어나 제 몸만한 먹이도 잡아먹을 수 있습니다.

 

 

아장아장 걷고 거친 물살 속을 속절없이 굴러다니는 모습이

한없이 애처로운 작은 몸집의 씬벵이. 

 

 

노련한 낚시꾼이 되기 위해서는 멀고도 험한 길이 기다리고 있지만

먹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씬벵이는 오늘도 그 길을 묵묵히 걸어갑니다.

 

오늘도 머리 위로 낚시미끼처럼 생긴 돌기를 열심히 흔들고 있을 씬벵이, 힘내라!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