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기관/남해수산연구소

해수관상생물 인공번식 기술 개발 전략

NIFS 2009. 10. 16. 14:01

 

 

강아지나 고양이와 함께 애완동물로서 최근 그 인기가 높아가는 이구아나와 같은 파충류나 앵무새와 같은 조류가 인간과 함께 생활할 수 있는 생물로서 인기가 높은 이유도 그들이 먹이를 주는 주인을 알아보고 따르기 때문이다.

 

애완동물로 키울 수 있으려면 서로 교감을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물속에 사는 생물을 애완동물로 키우고자 하는 경우에는 금붕어가 먹이를 주는 인간의 발소리에 수면으로 올라와서 입을 내놓는 행동을 하는 것과 같이 어느 정도의 교감은 주고받을 수 있을지 몰라도 앞에서 열거한 강아지, 고양이, 이구아나, 앵무새 등과 비교하면 그 정도가 매우 미미하다고 할 수 있다.

 

애완동물은 인간이 살아가면서 늘 옆에 두고 사랑을 주며 아끼는 생물은 아끼고 사랑하면서 소중히 한다는 의미의 애완(愛玩)이라 불리지만 단순히 인간이 보고 즐기는 일방적인 행동만 할 수 있는 물고기의 경우에는 그저 빤히 본다는 의미만을 갖는 ‘관상(觀賞)’이라는 단어로 표현된다. 최근 국내와 해외 펫트 시장도 단순히 관상용인 금붕어나 열대어와 같은 물고기에서 서로 교감을 주고받을 수 있는 강아지나 고양이와 같은 애완동물로 그 추세가 변화되어 가고 있다.

 

이렇게 『애완이냐? 관상이냐?』를 구분 짓는 기준은 산업적인 부가가치 창출의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당연히 보고 즐길 수밖에 없는 관상동물보다는 서로 교감할 수 있는 애완동물이 훨씬 더 높은 산업적 부가가치를 지닌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국립수산과학원 제주수산연구소에서는 해수관상어 양식산업화 실현을 위한 연구를 수행하면서 인간이 보고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아끼고 사랑할 수 있는 해수관상어를 개발하기 위하여 연구를 진행중이다. 단순히 수족관에서 키우면서 먹이를 주고 성장하는 과정을 보는 즐거움과 함께 먹이를 주면 따라오고 먹이를 주는 주인을 알아보는 어종을 대상으로 인공번식기술 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런 조건을 갖춘 해수관상어류의 한 종으로 해마를 들 수 있다. 물이라는 매개체가 중간에 있어 직접 손으로 만질 수는 없지만 인간이 핀셋으로 집어주는 먹이를 받아먹기도 한다. 그리고 자기가 싫어하는 먹이를 입 앞에 가지고 갔을 때, 해마는 때로 고개를 돌려 자신의 의사를 표시하는 경우도 있다. 먹이 붙임이 충분히 된 개체는 인간의 발소리를 듣고 수조 벽면으로 모여 들기도 한다. 그리고 수표면에서 ‘뻑뻑’하고 입으로 소리를 내면서 먹이를 달라고 재촉하기도 한다. 이럴 때 물속에 살고 있는 관상어이지만 강아지나 고양이와 같이 인간은 물고기에게 사랑을 느끼게 된다

한편,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관상어 시장에도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 중에서 한 가지 뚜렷한 변화는 과거 금붕어나 열대어와 같이 저가보급형 관상어를 중심으로 형성된 관상어 애어가 층이 보다 고가의 어종으로 조금씩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보다 화려한 해수관상어로 그 인구가 이동하고 있다. 최근에 형성된 명품 관상어 중심의 애어가 층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의 한도에서 보다 귀하고 기이하고 화려한 관상어를 찾아 나서고 있다.

 

이러한 조건을 충족한 관상어 시장 중 하나가 해수관상어이다. 최근 해수관상어 시장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성장 추세에 있으며 명품 관상어 중심의 애어가와 골수 마니아 층에 의해 지속적인 시장 형성이 이루어지고 있다.

 

 UNEP(유엔환경계획, United Nations Environment Programme)의 MAC(해수수족관위원회, Marine Aquarium Council)에 의하여 조사되어 2003년에 제출된 보고서인 세계 해수 수족관 자료(Global Marine Aquarium Database)에 의하면, 전 세계 해수관상어 시장에서 일반적으로 무역 거래의 대상이 되고 있는 어종은 1,471종이며 이 시장은 1백5십만에서 2백만 명의 해수관상어 애어가에 의하여 형성되어 있다고 하였다.

 

이 보고서에서는 해수관상어 산업의 가치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매우 적은 무역량으로도 높은 값의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는 업종으로 예를 들면 몰디브 해역의 산호초에서 채집되어 해수관상어로서 무역 거래되는 1kg의 해수관상어는 약 미화 500$에 달하지만 동일지역의 산호초에서 식용으로 어획된 물고기는 미화로 6$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UNEP에서는 이처럼 부가가치 높은 산업으로서 해수관상어 산업을 소개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엄중한 경고를 하고 있다. 관상용으로 일부 어종을 집중 남획하는 작금의 행태는 결국 지구생태계를 파괴하고 말 것이라고 그들은 강력하게 주장한다. 

 

그렇다고 해수관상어 애어가들에게 이제 그만 수족관을 없애라고는 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들 또한 그들의 욕구를 충족할 권리가 있을 뿐만 아니라 해수관상어 산업을 통하여 파생되는 여러 가지 산업 활동은 또 다시 지구에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중요한 생존 수단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도 살리고 해수관상어 산업도 살리는 방법으로서 관상용으로 유통되고 있는 해수어의 양식 산업 기술이 개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식용어 양식 산업이 번창하고 있듯이 관상용으로 이용 되고 있는 해수어도 양식 산업화가 가능할 경우, 더 이상 앞에서 설명한 문제점은 제기되지 않을 것이다. 결국 해수관상어 양식 산업화는 지구생태계를 살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산업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국립수산과학원 제주수산연구소에서는 산호초 생태계의 주요 구성원이자 전 세계 해수관상어 유통 어종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파랑돔류 3종의 인공번식에 성공하였고 해마류의 인공번식 기초 기술을 확립한 상태이다. 이 기술 수준은 세계적인 수준이며 앞으로 해수관상어 인공번식 기술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림 1) 제주도 넙치양식과 비교한 파랑돔류 3종의 시장가치.

인공번식에 성공한 파랑돔은 위에서부터 파랑점자돔, 노랑꼬리파랑돔, 저고리파랑돔

 

 

 

 국립수산과학원 제주수산연구소 정민민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