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기관/남해수산연구소

코발트빛 여름 바닷물고기 파랑돔

NIFS 2009. 7. 7. 11:00

 

일찍 찾아오는 제주의 여름

5월말에서 6월초가 되면 이미 제주에는 뜨거운 여름 햇볕이 느껴진다. 그리고 7월이 되면 제주 바다의 수온은 22℃를 훌쩍 넘어 물 속에 들어가도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

 

산호초를 누비는 파란 요정

바다의 색깔도 여름 빛깔로 그 색조를 바꾸고 있다. 제주바다의 산호초 사이를 무리지어 숨었다 나타났다 하는 파란 요정...... 코발트 빛 열대 해변을 연상하게 하는 여름 바다와 해변이 제주에 있다. 그리고 바다 속에는 그 코발트빛을 온 몸으로 받아 물 들인 아름다운 바닷물고기가 있다. 오늘은 제주 바닷속의 시원한 여름 바다물고기 파랑돔류를 소개하고자 한다. 

 

 

   코발트 빛의  아름다운 물고기 '점자돔'

 

코발트 블루빛 파랑돔

우리가 흔히 파랑돔이라고 부르는 블루 계열 또는 코발트 블루 계열에 일부분 밝은 노란색의 작은 물고기는 주로 동남아시아나 폴리네시아와 같은 열대 해역에서 쉽게 관찰 가능한데 파랑돔류가 살 수 있는 적합한 수온이 되는 여름이면 우리나라 제주에서도 쉽게 관찰할 수 있다. 제주바다에 스쿠버 장비를 메고 들어가면 가장 먼저 산호초 사이에서 눈에 띄는 무리중의 하나가 파란색의 바닷물고기 인데 이것이 파랑돔류이다.

 

제주바다에서 볼 수 있는 아열대성 어종

제주대학교에서 제주도 주변 어류생태 연구에 대하여 평생을 바치시고 타계하신 고 백문하 교수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제주도 연안에 서식하는 어종은 모두 350여종이 되며 그가 30년 이상에 걸쳐서 연구하면서 직접 관찰 기록한 어종은 21목 124과 325종으로 알려져 있다. 그 중에서 1994년도에 그가 발간한 제주도 해산어류 도감 (Ⅰ)에 의하면 우리나라 동·서·남해안에 비교하여 바다 수온이 비교적 높은 제주바다에서는 약 25종의 아열대성 어류 즉 쏠종개, 씬벵이, 도화돔, 적투어, 황조어, 은잉어, 황줄돔, 육동가리돔, 자리돔, 노랑자리돔, 해포리고기, 흰동가리, 제비활치, 청줄돔, 세동가리, 나비고기, 두동가리, 범돔, 쥐돔, 표문쥐치, 거북복, 아직 국명이 없는 Zanclua cornutus라는 학명의 바닷물고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파랑돔 등이 관찰된다.

 

형언할 수 없는 파랑의 절정, 코발트 블루

생전 백문하 교수는 제주바다에서 채집된 많은 어류 중에서 수온이 올라가는 여름 한철 채집이 가능한 아열대성 바닷물고기를 항상 귀하게 취급하였다. 그 중 유난히도 진한 푸른빛을 띠었던 파랑돔의 표본을 만들 때면 그 아름답고 밝고 진하고 영롱한 빛의 코발트색을 표현하지 못하여 물감으로 색을 만드시면서 고심하던 선생님의 모습을 기억한다. 그리고 『함덕해수욕장의 푸른 바다색을 가져오면 바로 그 색인데.....』라고 하시던 말씀도 기억난다.

 

제주 함덕해수욕장의 푸른 빛

제주도는 섬이기에 바다로 둘러쳐져 있다. 그리고 가는 곳마다 해수욕장이 있는데 그 중에서 제주 공항에서 동쪽으로 자동차를 이용하면 20분 거리에 있는 함덕해수욕장은 바로 그 코발트 블루의 진한 푸른 바다로 유명한 곳이다. 비유를 하자면 마치 TV에서 요즘 자주 볼 수 있는 환상의 리조트라 불리는 열대의 푸른 바다의 빛깔, 그것이 바로 함덕해수욕장의 바다색이요, 파랑돔의 체색이다.

 

제주바다에 사는 파랑돔 삼형제

제주바다에서 관찰되는 파랑돔류는 파랑돔, 노랑꼬리파랑돔, 점자돔의 3종이 있다. 3종의 파랑돔류 모두는 우리나라 제주도를 최북단으로 (가끔 우리나라 남해안에서도 관찰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일본과 서태평양에 주로 서식하는 어종이다.

  

온몸이 파랑으로 빛나는 파랑돔

우리가 흔히 부르는 파랑돔은 (영명 Heavenly damselfish, 학명 Pomacentrus coelestis) 온 몸이 밝은 코발트빛이다. 꼬리지느러미, 등지느러미, 뒷지느러미에 이르기까지 푸른빛이 감돈다. 그리고 몸의 등 쪽과 꼬리 자루, 배 쪽에는 옅은 노란빛이 약하게 흐른다. 크기는 5~8cm로 산란기는 제주도의 수온이 20℃ 이상이 되는 여름철이다.

 

파랑돔 보다 짙은 파랑, 점자돔 '등 뒤에 섹시점 찍었어요'

 언뜻 보기에는 파랑돔과 다른 점을 찾아보기가 힘들지 몰라도 위에서 설명한 파랑돔에 비교하면 그 푸른빛이 매우 짙고 온 몸이 짙다 못해 어둡게까지 느껴지는 것이 점자돔 (영명 Blue Devil, 학명 Pomacentrus caeruleus)이다. 파랑점자돔이라고도 불리는 이 바닷물고기는 이름과 같이 몸 어딘가에 특징이 될 수 있는 점이 있어야 하는데 자세히 보면 의외로 쉽게 점을 찾을 수 있다. 시골에서 막 올라온 점순이의 코 밑 숨겨진 점 같이 크다면 크고 작다면 숨길 수도 있을 것 같은 체색보다 훨씬 진한 푸른색의 점이 등 뒤편에 하나 있다. 그리고 더 자세히 보면 머리부분의 눈 주의에 인디언이 전쟁터에 나가기 전에 얼굴에 마킹을 하는 것처럼 양쪽 눈 뒤로 한 줄씩 그리고 머리의 정수리 쪽으로 한 줄의 검은 줄이 있다. 이 것은 종에 따라 구분 지어 질 수도 있으나, 환경에 따라 선이 나타나는 경우와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점자돔은 파랑돔에 비교하여 체고가 약간 높은 편이며 그 외의 생태는 파랑돔과 매우 유사하다.

 

 

코발트블루와 레몬엘로우가 조화를 이룬 제주바다 아름다운 물고기 '노랑꼬리파랑돔'

 

코발트 블루와 레몬 옐로우의 조화, 노랑꼬리파랑돔

주바다에서 볼 수 있는 세 번째 파랑돔류는 노랑꼬리파랑돔 (영명 Yellow tailed damselfish, 학명 Chrysiptera parasema)이다. 바닷속에서 무리지어 유영하고 있는 이 바닷물고기를 보고 있자면 어린 아이가 색동저고리를 입고 동네 어귀에 모여서 놀고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기도 한다. 다른 이름으로 저고리돔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물고기의 이름은 그 생긴 모양을 가장 확실하게 나타낸 것이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이름이므로 정확한 국명은 노랑꼬리파랑돔이다. 노랑꼬리파랑돔은 꼬리자루와 꼬리지느러미가 밝은 개나리색을 띤다. 가끔 뒷지느러미까지 노란색을 띠기도 한다. 그러나 항문을 지난 복부의 뒤 즉 몸의 아래 부분이 노란색을 넓게 띠는 종이 있는데 이 종은 제주 연안에서 자주 볼 수 없는 다른 종류의 파랑돔류이다. 노랑꼬리파랑돔은 파랑돔이나 점자돔에 비교하면 그 크기가 다소 작은 편으로 약 5cm 전후로 알려져 있다.

 

 

우리도 휴가왔어요! 파랑돔의 제주 나들이

여름이 찾아들기 무섭게 코발트 빛 푸른 바다를 보기 위하여 피서객들이 제주도로 몰려온다. 그리고 원색의 수영복 색깔이 제주 해안선에 어우러진다. 그리고 제주바다에는 겨울에는 보기 힘들었던 여러종의 파랑돔이 제주 연안의 수온이 올라가면서 모여 들기 시작한다. 그리고 파랑돔 무리는 마치 제주를 찾아 온 피서객처럼 산호초 사이로 모여들어 장관을 이룬다.

 

해수관상어로 시선집중

국립수산과학원 제주수산연구소에서는 우리나라 제주도에서 관찰할 수 있는 바다물고기중에서 해수관상어로서 개발 가치가 높을 것으로 판단되는 어종에 대하여 다양한 생태학적 연구를 수행하고 번식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 글에서 소개한 파랑돔, 노랑꼬리파랑돔을 인공번식하는데 이미 성공하였다.

 

 

 

 

국립수산과학원 제주수산연구소 정민민 박사

(jminmin@nfrdi.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