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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들의 물질을 통해 본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빛나는 '제주해녀문화'

NIFS 2018. 6. 30. 14:00


제주 여행길에 물질을 하고 막 올라오시는 해녀를 발견하고 달려갔어요.

연세가 높으신 해녀는 물 밖에서 무거운 테왁을 지기 힘들어

'여기 좀 어깨에 올려줘 봐!' 하시네요.  

 


메고 나오신 소라와 해삼의 무게는 무려 60여 킬로

 

  

거기에다 얼른 풀어 놓으시는 허리쇠 추는 10여 킬로가 되네요.

물속에서는 인어같이 유연하시지만

물 밖에 나오는 순간 연세가 80을 향하는 몸은

당신 몸무게보다 더 무거운 테왁과 허리띠를 감당하시기 벅차기만 합니다.  


     

해녀들이 나올 시간 쯤 되면 기다리던 사람들은 작은 불턱에 장작불을 피워 놓아야 합니다.


'서너 시간을 차가운 물속에 있었더니 몸이 떨린다야' 하시며

불턱에서 몸을 데우시는데


한겨울 물질은 생각만으로도 몸이 부르르 떨립니다.  

 


바다의 홍삼을 많이 잡으신 해녀의 얼굴은 밝습니다.

같은 해삼이라도 홍삼은 가격이 좋다고 하시네요.

 

   

해삼 하나의 크기가 엄청납니다.


우리는 마음 좋으신 어촌계장님 덕분에 해삼 2킬로를 아주 착한 금액으로 구입했답니다.

테왁 옮기는 것을 거들어 주어 이렇게 판다고 하시네요.

착한 일은 먼저 하고 볼일입니다. 

 


멀리서 보기에 작은 해먹이 가까이서 보면 성인 한사람이 들어가고도 남을 만큼 크네요.

많이 잡아 나오시는 분들은 100킬로에 가까운 해물이나 미역을 담아 올리신답니다.  

 


휘요오~ 날숨 한번 들이쉬고 쉴 새 없이

물속을 오르내리며 한번 작업하러 들어가면 서너 시간을 바다에서 보낸답니다.

 

    

우뭇가사리 작업은 해산물을 잡는 것보다 수익이 좋아 마을에 속한 모든 해녀들이

모두 이 시기를 놓칠 수 없는 작업이라 합니다.

이맘때는 제주 어느 바다에서라도 해녀들의 단체 물질이 장관을 이룬다고 합니다. 

 

 

한천을 만드는 우뭇가사리는 날씨가 좋으면 한나절 말려 상품으로 판매가 가능하답니다.  

 

해녀들의 작업을 구경하다 구좌에 있는 해녀박물관을 들러보기로 했습니다.

감귤이 제주에서 본격적으로 재배되기 전 해녀들의 수입은 제주 경제를 책임질 만큼 영향력이 있었답니다.


       

제주해녀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재에 등재되기위해 일본 해녀 "아마" 와 경합을 벌일 때

가장 점수를 많이 딸 수 있던 부분이

공동체 문화를 그대로 전승하고 있다는 점이었다고 합니다.

 

상군해녀의 진두지휘 아래 모두가 협동하여 작업을 하고

할머니 해녀와 초급해녀에게 할망바다라는 이름의 작업장을 내어주고

중군이나 상군해녀들은 물살이 세거나 깊은 바다로 나가는 배려심,

생명 보존장치 없는 작업을 하며 서로의 안위를 배려하는 마음,

마구잡이식이 아닌 어리거나 희귀한 개체 보존을 위해 욕심을 내려놓는 작업형태


무엇보다 일본의 아마 문화는 우리나라에서 건너간 직업문화라고 하기도 하지요.

 

     

해녀들이 들고 다니는 테왁은 지금은 스티로폼같은 소재를 사용하지만

이전엔 박 바가지나 함석을 떼워서 사용했다고 합니다.


대나무 소쿠리가 질긴 나일론 바구니로 변하고

테왁의 소재가 변한 것 외에

 

    이렇게 고무 물옷을 입기 전에는

 

 

이렇게 얇디얇은 물소중이와 물적삼을 입고

차가운 물속에서 작업을 하였다니

어머니가 아니었다면 이 힘든 직업을 평생 가지고 올 수 있었을까

경외심이 입니다.

 

해녀들이 살아온 세월은 영상으로 보는 것만으로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나지만

 

 

그분들이 지켜온 세월과 함께한 문화는

세계가 인정한 자랑스러운 세계인류무형문화가 되었습니다.


제주를 가신다면 해녀박물관을 찾으시어

지켜야할 우리의 해녀문화를 마음에 품고 가시라 권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