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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최초의 어류 교양과학 도서 『 물고기의 생활 』

NIFS 2011. 8. 17. 10:35

근대 최초의 어류 교양과학 도서 『 물고기의 생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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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언제 만나게 되었는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아마 10년 전 쯤인 듯하다.

그  때나 지금이나 한결 같이 느끼는 일이지만 절판되어 희귀해진 책은 구하고 싶다고 해서 구할 수 있고,

포기한다고 해서 구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 그야말로 운명의 힘이 필요하다.

특히 발견한 책의 존재 자체를 몰랐다가 만나게 된다면 그 때의 기분은 어떤 중독성 강한

약물이나 행위 보다 발견자에게 큰 기쁨을 주고 결국 평생을 그 기쁨을 좇으며 살게 한다.

 

  강제원 선생님의 『물고기의 생활』은 한참 어류와 관련된 책을 찾아다니다

우연히 부산대학교 부근 헌책방에서 발견했다. 당시 제법 큰 돈을 주고 구입한 걸로 기억된다.

그 때는 이 책의 가치를 잘 모르고 샀지만 이제 새삼 따지고 보니 아마 이 책이

우리나라 근대에 발행된 어류 관련 교양과학 도서로는 제일 처음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의 저자 강제원 선생님은 1993년 돌아 가셨다.

약력 중에 1980년 국립수산진흥원 겸임 연구관이라는 직책이 있는 것으로 보아

현재 국립수산과학원과도 인연이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은 단기 4287년 9월 1일 (1954년)에 발행되었는데

부산수산대학교 증식학과 전임강사를 시작하던 그 당시에 발행되었지만 머리말에

중등학생을 위한 참고서가 되었으면 한다는 당부의 내용을 보아

 6.25 전쟁 중에 잠시(1년 정도) 남성여고 임시교사를 하신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이 책의 발행을 생각하고 계셨던 것이 아닌가 싶다.

 

  『물고기의 생활』은 180×130으로 문고판 책보다 폭이 30mm 정도 더 크다.

책 표지는 사람이 손으로 직접 그려 화려하지는 않지만 이 책의 내용과 잘 어울린다.

이 책 본문 내용 모두는 요즘 인쇄방법 달리 꼭 타자기로 타이핑한 듯 금속 활자에 날카롭게 찍혀 있는 흔적이 있다.

 당시에 책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 졌는지 몰라도 지금 인쇄 기술에 비하면 보잘 것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지금은 상상 할 수도 없는 이런 방법으로 책을 만들었던 시대가 있었다니 신기하고 놀라웠다.

 

 

                                     

   

                       

 

 

  머리말을 찬찬히 읽어 보면 강제원 선생님께서 이 책을 어떤 이유로 쓰시게 되었는지 속마음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당시로서는 참고할 자료도 매우 부족했을 것이라 생각 되는데 어떻게 이 책이 나올 수 있었을까?

우리나라 해조류 연구의 선구자 어떻게 이렇게 재미난 물고기 관련 책을 쓸 수 있었을까?

이 책을 읽은 내내 가졌던 몇 가지 궁금증을 풀어 줄 만족할 만한 답을 얻을 방법이 없는 것이 안타깝다.

 

 

 

                                                                                                                 

                                                                           강제원 선생님의 연구하시는 모습

 

출처: 「해조와 함께 60년 」표지에서 가져옴.

 

  이 책은 내용의 구성은 물론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글 흐름 을 살펴봐도

현재 쏟아져 나오는 교양과학 도서에 뒤지지 않는다. 물론, 어류 관련 전문도서와도 분명 차이가 있어 보인다.

특히 제6장 물고기의 숨쉬기를 보면서 한참을 웃었다.

제목이 창자로 숨을 쉬는 미꾸라지였는데 내용을 보면 이렇다.

 

 

어린 동생들이 낮에 죄를 저질러 놓고 밤에 아버지가 돌아오셔서 꾸지람이나할까봐 죽은 듯이

잠을 자고 있는 체 할 때에 흔히 아버지께서 「그 놈 똥구멍으로 숨쉰다.」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가끔 듣는다.

물론 이것과는 다르지만 미꾸라지도 똥구멍으로 숨을 쉰다.

 살고 있는 그곳에 물이 없어졌을 때나 또는 물속에 산소가 부족하면 입으로 공기를 바로 마신다.

그러면 똥구멍 가까운 곳에 창자벽이 매우 엷게 되어 있고,

그 곳에는 실핏줄이 많이 있어 핏속의 탄산까스나 창자속의 산소가 바꾸어진다.

그러고 창자속의 나머지 공기는 똥구멍을 통하여 밖으로 나가게 된다.

여러분은 미꾸라지를 꽉 지면 「찍」소리를 내는 것을 듣지 않은가?

 

미꾸라지 똥구멍의 조금 앞쪽 허리를 실로서 꼭 매고서 배의 한 곳에 구멍을 뚫어 두면

 그 구멍으로 고무풍선 처럼 부푸러오른 창자가 뛰어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입으로 들어 간 산소가 똥구멍으로 나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미꾸라지는 숨의 3분의 1을 창자로써 숨을 쉰다.

<출처: 물고기의 생활 p23에서 가져옴>

 

 

 

  강제원 선생님은 자신의 해박한 물고기 생태를 읽는 이 눈높이에 맞춰 아주 쉬운 글로 옮겨 놓아

 마치 옛날 이야기를 듣고 있는 듯한 착각을 하게 한다. 지식 정보 전달과 흥미를 잘 어울리게 반죽했다고나 할까?

 아무튼 이런 점에서 1954년에 발행된「물고기의 생활」이 현재 교양과학도서의 역할과 아주 비슷하다

모양새를 갖추었다 할 수 있고 따라서 근대 어류 관련 교양도서의 제일 처음이라 생각을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어 본 사람이라면 대체로 이 책이 한 시절 잠시 머물다가 사라지기에는 매우 아까운 책이라는 사실에 공감할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꾸준히 읽혀지기에 부족함이 없는 고전이라는 것도.

 

 

◎ 다음은 강제원 선생님의 아드님이신 부경대학교 전자공학과

강근택 교수님께 메일을 통해 받은 질문지 답변 내용입니다.

 

1.교수님께서는 물고기의 생활이라는 책에 대해 강제원 선생님께 들으신 적이나 보신적 또는 보유하고 계신지요?

 

-- '물고기의 생활'은 본 적이 있습니다

 

     저서를 포함한 모든 도서를 수산대학 도서관에 기증하시어 현재 집에 소장하고 있는  책은 없습니다

 

2.강제원 선생님께서는 중등학교 선생님을 하신적이 있다고 하시는데 그때가 언제쯤이고 어느 정도 유지하셨는지요

 

-- 6.25 전쟁 중에 잠시(1년 정도?) 남성여고 임시교사를 하신 적이 있습니다

 

3.강제원 선생님께서는 해조류 연구로 많은 업적을 쌓으셨는데 어떤 계기로 해조류와 인연을 맺으셨는지요?

 

-- 정확한 계기는 모릅니다

 

4.강제원 선생님은 86년 수상집 해조와 함께 60년을 발간 하셨는데 88년

돌아 가신 것으로 되어 있는데 왜 이렇게 갑자기 돌아가셨는지요?

 

-- 1993년 (88년 아님) 뇌경색을 돌아가셨습니다

 

* 네이버 백과사전에 실린 강제원 선생님의 기록 중에 돌아가신 해가 1988으로 기재 되어 있어 

드린 질문인데 잘못된 기록이었습니다.

 

5.평소 강제원 선생님께서 가장 애착을 가지셨던 책은 어떤 것이 있는지요?

 

-- 들어 본 적 없습니다

 

6. 강제원 선생님의 연구 업적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어떤 것이 있는지요?

 

-- 우리나라 해조류 연구의 선구자 (조류학회를 창립하심)

 

 

바다야 사랑해 3기 블로그기자 구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