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기자단(1~10기)/3기

바다를 품은 , 향일암

NIFS 2011. 10. 31. 16:08

 

 

 

향일암은 전라남도 여수시 돌산읍에 위치한 사찰이다. 향일암은 사찰 이름 그대로 해를 바라본다고 해서 붙여졌다. 그만큼 언덕을 굽이굽이 올라서야 사찰에 당도할 수 있다. 하지만 그 고생이라도 알아주듯 끝없이 펼쳐진 바다와 손 끝에 닿을 듯한 해를 바라볼 수 있는 명소다. 그래서 인지 우리나라에 4대 관음 기도 도량 중 하나가 바로 향일암이다. 한적하면서도 호연지기를 키울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후 고려 광종 9년(서기 958년) 윤필대사가 지리적 모습과 바위의 거북등 무늬를 보고 금오암이라 개명했지만, 조선 숙종에 이르러 인묵대사가 대웅전을 짓고 향일암으로 다시 개명했다. 향일암의 대웅전은 금빛 무늬의 아름다운 자태를 뽐냈지만, 화재 사건 이후 전소되어 현재의 대웅전은 복원된 것이다. 숭례문 화재로 역사적 귀중한 문화재를 잃었듯 향일암에서도 화재가 일어나 대웅전이 전소된 사실에 안타까울 뿐이다.

 

 

[2009년 12일 20일 여수 향일암 화재가 일어나 대웅전, 종무실, 종각 등 3동이 전소됐다. 이와 관련해 원담 스님은 “종단의 모든 노력을 기울여 조속한 피해 복구는 물론, ‘해를 향한 암자’ 향일암의 옛 모습을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지금의 향일암은 화재 전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으며, 올해 8월 대웅전 상량식이 있었다. 향일암의 아늑하게 해를 품은 모습이 점차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향일암의 여행은 ‘고요하다, 아늑하다, 드넓다, 사색적이다, 자연의 장난을 보는 듯하다’는 등의 느낌을 받게 한다. 이 말들을 엮으면 그리 어울릴 듯한 느낌은 없다. 하지만 향일암은 이 표현들을 모두 아우르고 있다. 기괴암석을 지나 구불구불한 언덕 길을 오르면 어느새 바다 내음이 코 끝을 찡하게 울린다. 그리고 바다와 해를 바라보며 고즈넉하게 앉아 있는 사찰의 모습이 옹기종이 모여 있다. 계단을 오를 때마다 그 모습이 색다르고, 마치 물감을 풀어놓고 수채화를 그린 듯한 동화 속의 공간이 펼쳐진다.

 

 

원효 대사는 저 좌선대에 앉아 어떤 생각을 했을까? 일출과 일몰을 바라봤을 테고, 잔물결이 일렁이는 바다의 고요함을 느꼈을 것이다. 이 향일암을 찾은 여객(旅客)들은 또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향일암은 그렇게 천년이 넘는 시간동안 바다와 해의 순환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이곳을 찾은 사람들에게 고요한 사색과 사찰의 풍미를 느끼게 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