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기자단(1~10기)/3기

35.4km 너머의 사랑하는 연인을 위하여 <웰컴>

NIFS 2011. 12. 21. 15:11

 

 

영화는 궁지에 몰린 주인공을 심드렁하게 바라보며 무심하게 흘러갔습니다.

간혹 빨리감기를 하며 보게 되는 영화가 있는데, 대부분 이런 류의 영화였더랬죠.

하지만 이 영화에는 선뜻 빨리감기 버튼을 누르지 못하게 하는 묘한 힘이 있었습니다.

 

 

 

 

17살 쿠르드인 청년 비랄은 사랑하는 연인이 영국으로 떠나자

그녀를 만나기 위해 영국 행을 결심합니다.

 

다른 대단한 이유도 아닌 사랑하는 연인을 만나기 위해!

그는 이미 3달동안 4.000km 사막을 걸어왔습니다.

 

 

 

하지만 비랄은 프랑스에서 영국으로의 밀항 도중 이민국 경찰에게 체포되어 추방을 당합니다.

 

 

더 이상 영국으로 갈 수 없는 위기에 놓인 비랄은 여전히 프랑스 항구 주변을 떠돕니다.

 

 

그리고는 문득 생각났다는듯이, 수영장으로 가서 수영강습권을 끊죠. 

한끼 제대로 밥먹을 돈도 없으면서 말입니다.

 

 

 

수영장에서 만난 시몬은 전직 국가 대표 수영선수였으나 지금은 동네 작은 수영장에서 강사를 하고 있죠.

그리고 별거 중인 아내와의 관계를 되돌려놓고 싶어합니다.

 

 

 

불법체류자들을 돕는 자원봉사를 하는 시몬의 아내는

시몬이 이기적인 개인주의자라고 생각하며 집을 떠났습니다.

시몬은 아내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하고 비랄을 돕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비랄의 수영을 향한 비정상적인 집념에 시몬은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그가 수영을 배우는 이유가 바로 직접 수영으로 도버해협을 건너 영국으로 가기 위함임을 깨닫게 되죠.

 

 

 

 

시몬은 아내와의 불화를 극복하기 위해 처음에는 억지로 비랄을 돕지만 

서서히 그의 진심을 느끼면서 진실 된 우정을 쌓아나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라며 도버해협을 건너기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해가죠. 

 

 

 

하지만 불법체류자를 아파트에 들였다는 시몬 아파트 이웃들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하고,

비랄은 채 준비를 다 하지 못한 채 도버해협으로 뛰어듭니다.  

 

 

 

 

 

과연 비랄은 35.4km 너머의 사랑하는 연인을 만날 수 있을까요?

 

 

 

 

 

 

이 프랑스 영화 <웰컴>은 추워진 겨울, 가슴을 따뜻하게 해줄 영화 한 편으로 제격입니다.

<웰컴>은 기본적으로 사랑영화이기도 하지만 환영받지 못하는 불법체류자들에 대한 비인간적인 조치와

사람들의 무관심 등을 낱낱이 보여주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와 감독의 연출로 영화의 주제는 더욱 따뜻하고 감동적으로 다가옵니다.

 

프랑스를 넘어 세계 각국 영화제에서 호평을 얻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이기도한데요.  

제59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과 유럽영화상 2개 부문을 수상하였고,

프랑스 개봉당시 <왓치맨><슬럼독밀리어네어>등 세계적인 흥행작을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주인공 시몬의 말처럼 "떠난 사랑을 잡기 위해 길 하나를 건너지 못하는" 보통의 우리들은

3개월 동안 사막을 걷고, 다시 35㎞를 헤엄쳐 차가운 바다를 건너려는 아이를 통해 무엇을 보고 싶은 것일까요.  

 

환영받지 못하는 두 남자의 이야기 <웰컴>

자꾸만 가슴이 시려오는 이번 겨울, 꼭 한 번 찾아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