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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가 좋다 l 세번째 이야기] 여름철에 즐기는 여수의 맛

NIFS 2014. 5. 30. 17:42

제철 입맛을 만족시키는 여수가 좋다하트3

 

은빛 햇살을 머금은 섬진강이 남쪽바다와 만나는 그곳에

예쁜 이름을 가진 아름다운 도시가 있다.

고운 물의 도시

 

여수(麗水)

 

‘2012 엑스포’가 개최되면서 여수가 많이 알려지긴 하였지만,

아직도 많은 분들이 진정한 여수의 매력을 느껴보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동서남해 어디를 가든 아름답지 않은 곳은 없지만

오밀 조밀한 섬들의 향연이 펼쳐지는 남해는 포근함이 덤으로 주어진다.

백도와 거문도를 포함한 아름다운 섬들이 가득한 여수는 더욱 그러하다.

 

많은 분들에게 이런 여수의 매력적인 모습을 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해바다를 연구하는 국립수산과학원의 남서해수산연구소의 일원으로,

연구소가 위치한 여수가 좋은 이유를 하나하나 들려드리면서

 

여수가 좋다 그 세번째 이야기

'여름철에 즐기는 여수의 맛'

 

여수는 바다를 끼고 있는 도시입니다.

계절에 따라 다른 수산물이 나고,

그것들로 조리한 다양한 음식이 발달했습니다.

 

수산물은 수온, 먹이에 영향을 많이 받게 되고,

지방함량이 높아지는 산란기 전에 맛이 좋아지는 종류와

그 이후에 맛이 좋아지는 종류,

또한 산란기에 독소가 생겨서 먹을 수 없는 종류 등

여러 요인들이 수산물의 제철을 결정하게 됩니다.

 

공자의 ‘불시불식(不時不食)’이라는 말을 아시죠~?

제철음식을 먹는다는 건

자연의 이치를 따르는 건강의 기본이라는 뜻이랍니다.

여수에 오셔서 신선한 바다 음식도 즐기고,

하세요요리

 

 

여름- 갯장어포 데침 (하모 유비끼)

여수의 특별한 보양식 - 갯장어(하모)

 

 

사진출처: 여수시관광정보 http://www.ystour.kr/kr/main.jsp

 

참으로 유난스러웠던 지난 여름

그치지 않는 장맛비에 지친 중부지방과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진 남부지방

 

쉽게 꺾이지 않을 듯한 여름에

시원한 수박과 선풍기도 필수겠지만 보양식도 빼놓을 순 없겠죠?

보양식을 먹는 날이 딱히 정해진 건 아니지만 복날에 많이들 찾게 됩니다.

최남선의 조선상식에 따르면,

복날은 서기제복(暑氣制伏)이라하여 여름의 더운 기운을 굴복시킨다는 의미로

더운 기운을 물리치려면 그만큼의 체력이 있어야하니,

이런 날 더욱 영양이 풍부한 음식을 찾게 되는 것이겠죠?

 

보양식하면 맨처음 삼계탕이 떠오르는데요?

이번여수가 좋다편에서는 여수에서 즐겨찾는 특별한 보양식을 소개할까합니다.

 

허영만의 ‘식객’에서도 여수의 대표적인 요리로 소개된 그 특별한 보양식

우리가 흔히 ‘하모’라고 부르는‘갯장어’입니다.

갯장어는 5월초부터 11월초까지만 잡히는 어종으로 ...

남해안지방에 여름이 왔음을 알려주는 대표적인 생선으로 ...

단백질과 지방, 비타민A, 비타민B1, 칼슘, 인 등을 포함하고 있으며,

콜레스테롤이 없는 고칼로리 음식으로 고혈압, 동맥경화, 비만 등에 좋다고 합니다.

 

 

사진출처: 국립수산과학원 www.nfrdi.re.kr

 

사실‘갯장어’는 우리나라보다 일본에서 즐겨먹는 보양식인데요.

일제 강점기 때는 워낙 가격이 비싸서 우리나라사람들은 맛을 보기 어려웠고,

한 때는 전량을 일본에 수출했을 정도로 일본의 그것보다 여수의 갯장어를 더 높이 평가했다고 합니다.

 

갯장어의 생김새를 보면

몸은 가늘고 긴 편으로 등쪽은 회백색이고 배쪽은 은백색이며, 등지느러미는 연한 검은 빛을 띄고 있습니다. 주둥이는 길고 3각형으로 돌출되어 있으며, 입은 크고 윗턱이 아래턱보다 더 돌출되어 있습니다. 양 턱에는 2~3줄의 이빨이 있으며, 특히 앞쪽에는 억세고 큰 송곳니가 있습니다.

흔히들 갯장어는 갯가에서 난다고 해서 갯장어라는 이름이 붙은 걸로 오해하기도 하는데요. 그것이 아니라 '개이빨'을 닮아서 갯장어라 한답니다.

 

사진출처: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www.nfqs.go.kr

 

갯장어는 제주도 남방 해역에서 겨울철을 보내고

봄이 되면 중국 연안 또는 우리나라 서해안으로 북상했다가

가을에 다시 남하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하루 중에 해뜰 때와 해질 때 2차례 활발한 먹이 섭취 활동을 하며

먹이는 완전히 동물성으로 어류, 갑각류, 두족류 등을 주로 먹습니다.

이빨이 발달한 이유가 되겠지요~?

 

 

사진출처: 미르 블로그 http://blog.naver.com/sa_mir

 

양식이 불가능한 갯장어는 주로 낚시(주낙)로 야간에 잡으며

왕성한 먹이 이동으로 먼 거리를 이동하기 때문에 육질이 좋고

담백하여 스테미너 음식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회와 샤브샤브

이런 훌륭한 보양식인 갯장어를 요리하는 대표적인 방법입니다.

 

여수에서는 회보다도 샤브샤브로 주로 먹습니다.

일본 요리인 ‘유비끼’에서 유래한 것으로 ‘갯장어 포데침’이라고 합니다.

이는 1994년 여수시 경호동 대경도 일대의 음식점에서 처음 선보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갯장어를 포를 떠낸 후 잘게 칼집을 내어

한약재로 우려낸 육수에 살짝 데쳐먹는 방식인데요.

뜨거운 육수에 갯장어를 넣게 되면 칼집을 따라 꽃처럼 오그라들게 됩니다.

그것을 양념장에 찍어 양파와 함께 싸먹게 되면 담백한 그 맛에 감탄하게 됩니다. 이렇게 장어를 먹고 난 육수에 불린 후 갈아 둔 쌀과 땅콩가루를 넣어 죽을 만들어 먹는데, 이 고소한 죽 또한 별미입니다.

 

 

사진출처: 미르 블로그 http://blog.naver.com/sa_mir

 

갯장어는 그다지 호감 가는 생김새를 가진 생선은 아니지만

양식조차 되지 않는 귀한 생선으로 잔가시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부드럽게 잘 손질한 고기를 맛본다면 이 맛 때문에 다시금 여수를 찾게 될 거라 확신합니다.

 

봄에 여수에서 ‘서대회’로 잃어버렸던 입맛을 되찾아 가셨다면

여름엔 여수 밤바다 구경하시면서 잃어버렸던 건강 찾아가시길 바랍니다

 

남서해수산연구소/자원환경과

주경호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