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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하고 찬란하神, 海女. 제주해녀박물관을 소개합니다.

NIFS 2018. 6. 14. 09:40

안녕하세요, 10Sea Science Reporters 박신영입니다.

 

오늘 이야기의 주제는 '해녀'입니다.

유네스코 인류문화유산에도 등재된 '해녀문화'를 엿볼 수 있는 제주해녀박물관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지역 특성상 제주에 집중된 이야기가 주로 되겠지만,

사실 이 이야기는 우리 바다의 모든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을 미리 밝힙니다.

 

어서와, 해녀박물관은 처음이지?

      

제주 해녀박물관은 바다가 예쁜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에 있습니다.

제주를 찾는 분들은 지도 어플로도 쉽게 검색이 가능하며 버스정류장에서 도보로 이동가능한 거리에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한번 찾아 볼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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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슬기로운 해녀생활  

 

영상관 영상자료 중에서

 

'저승에서 벌어 이승에서 쓴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위험한 바다환경을 생활터전으로 삼아 삶을 꾸려가는 해녀의 삶을 함축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박물관 관람 시, 처음으로 접하게 되는 영상 자료실에서는 해녀의 생애에 대한 전반적인 영상자료를 볼 수 있습니다.  

 

해녀의 집안 내부  

 

1관 해녀의 생활 전시관에 있는 유물들은 이남숙 여사께서 실제 사용하던 물품들입니다.

여사님은 2008년 작고하시기 전까지, 13세에 해녀에 입문하여 80세까지 '상군해녀'로 활동하셨습니다.

안타깝게  젊은 나이에 4.3사건에 휘말려 남편을 잃으시고도 억척같이 생활을 꾸려나가 어린 두 딸을 훌륭하게 키우셨다고 합니다.

 

해녀의 살림살이

 

실제 사용되던 물품들로 살림살이가 매우 단촐합니다. 물론 현재의 잣대를 들이대자면 많이 불편하게 느껴지겠지만, 캠핑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저 정도 물품으로도 충분히 생활이 가능하리라 가늠해봅니다.  

 

해녀의 밥상, 원 재료의 풍미를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인상적인 조리법

 

섬 지역 여성들, 특히 제주 여성들의 삶은 다른 지역과는 달랐습니다.

육지는 내외가 구분되어 여성들이 가정 살림을, 남성들은 외부의 일을 담당했지만, 제주 여성들은 풍랑 등의 이유로 남편을 잃는 경우가 많아 집안일은 물론 밭일, 물질 등 가정 경제를 지탱하는 몫까지 담당했습니다.

  

이러한 제주 여성의 근면성은 척박한 자연환경을 이겨내고 가족을 지켜내어 현재의 제주도를 키운 밑바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주의 밥상은 이러한 제주 여성들의 수고를 조금이라도 덜기 위한 배려로 밥 그릇을 인원 수만큼 나누지 않고 한 그릇에 담아 먹었다고 합니다. 풍부한 해산물을 기반으로 원재료의 풍미를 잘 살릴 수 있는 조리법을 채택하여 간단하지만 조림이나, 소박하게 된장을 풀어 만드는 음식을 주로 만들었습니다.  

 

2장, 물질 잘하는 예쁜 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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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코~ 말순이 남편이 그랬데? 남사스러버라~~  

 

2층에 올라가게 되면 해녀의 일터 전시관이 나옵니다,

위 사진은 '불턱' 이라는 곳으로, 작업장인 바닷가 근처에 만들어 놓은 일종의 쉼터로 작업 준비실 겸 휴식장소입니다.

이곳은 물질에 대한 지식과 요령, 바다 밭의 위치 파악 등 물질 작업에 대한 정보 및 기술을 전수, 습득하는 장소입니다. 해녀들간의 일상 이야기는 물론 공동체의 이익을 위한 회의 등 부녀회의장의 역할까지도 담당했다고 합니다. 왠지 힘겨운 작업에도 깔깔거리며 한때나마 즐거워 하는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해녀의 물질도구들  

 

해녀가 물질에 사용되는 도구로는 20세기 들어서야 보급된 물안경, 테왁망사리, 빗창, 까꾸리 등이 있습니다.

'테왁' 은 부력을 이용한 작업도구로 흔히 보이는 주황색 혹은 하얀색 스티로폼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 테왁에는 망사리가 붙어 있어 채취한 해산물을 담는 역할을 합니다.

'빗창' 은 바위에 붙은 전복을 채취하는 철제 도구이며, '까꾸리'는 바위틈의 해산물을 채취하고 물밑을 헤집고 다니거나 바위에 걸고 몸을 앞으로 추진할 때 사용하는 등 가장 많이 쓰이는 작업도구입니다.  

 

수심에 따라 달라지는 수확물

 

자연을 기반으로 살아가는 해녀이기에 바다 자원의 원활한 순환 속에서 해녀들은 어장을 가리켜 '바다밭'이라고 불렀습니다. 어장의 경계, 채취자격, 채취시기 및 채취방법에 따른 물질 관행을 엄격하게 운영하여 눈 앞의 이익보다는 멀리 바라볼 줄 아는 혜안을 지닌것 같습니다.

 

수심에 따라 주로 채취되는 해산물의 종류가 다르며, 현재는 기후변화 등으로 인하여 해양생물의 종이 바뀌는 중이라고 합니다. 국립수산과학원의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이 축적된 데이터를 토대로 연구하여 이용 가능한 해양생물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러한 연구는 실제 작업에 임하고 있는 해녀들에게도 그 성과가 이어지리라 기대되고 있습니다.

 

3장, 찬란하고 쓸쓸하, 海女  

 

▲ 제주해녀 항일운동 기념비와 훈장

 

배운 바 없고, 가진 것 없는 해녀이지만, 일제의 수탈 등 부당함에는 불같이 항거할 줄 아는 가슴 뜨거운 여성들, 누구보다 애국심이 넘치는 진취적인 여성이었습니다.  

 

이런 진취성은 해방 후에도 여지없이 발휘되어 4.3사건과 6.25 한국전쟁 등으로 폐허가 되어 있는 제주 사회 발전을 도모하고자 학교 건립을 위해 일정 수역의 수익금을 기부하는 '학교바당'을 운영했습니다.

또한, 나이가 들어 더이상 물질하기 힘든 은퇴 해녀들을 위한 사회환원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사회 공공의 이익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출가해녀, 글로벌 외화벌이의 선두주자  

 

특히 '출가해녀' 라고 하여, 일제강점기 때 일본 어부들의 약탈에 가까운 조업으로 어려움을 겪자 갖은 수난과 설움을 겪으면서도 제주도 외의 지역에서 물질을 해서 살림을 꾸렸던 해녀들을 말합니다.

이들은 멀리 러시아, 중국, 일본에 이르기까지 출정하여 외화벌이의 선두주자라 할 수 있겠으나, 해녀박물관 내의 인터뷰 영상을 보자면 사회 발전에 기여한 공로의 원천이 이러한 어려움과 외로움에서 시작되었다는 생각이 들어 그녀들의 희생에 자연히 숙연해지게 되었습니다.  

 

해녀박물관 내부의 인상적인 사진들

   

이상으로 '해녀박물관'과 '해녀'에 대해 전반적인 이야기를 소개해보았습니다.

 

여러분은 '숨비소리'를 아시나요?.

 

숨비소리는 바닷속에서 장시간 숨을 참고 있다가 바다 밖으로 나와 가뿐 숨을 힘차게 몰아 쉴 때 나오는 휘파람 비슷한 해녀 특유의 호흡법에 의한 소리입니다.

바로 코 앞의 생사를 기약할 수 없는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아 힘겹게 생활해 온 해녀들이지만 사리사욕을 채우기보다는 공동체의 이익을 우선 시하는 희생적인 그녀들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해녀들이 오늘 이야기의 주제였지만 저는 이 땅의, 우리 바다의 모든 어머니들을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어린이 해녀관    

 

해녀박물관의 야외 잔디공간과 실내 전시 조형물

 

이 밖에도 해녀 박물관에는 야외 잔디공간과 조형물 등을 가진 아기자기한 공원을 운영하고 실내에서는 각종 조형물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과 어린이 놀이공간인 어린이 해녀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제주를 찾는 분들이 한번쯤 방문해볼만한 곳이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