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10기 Sea Sience Reporter 이상준입니다.
지난번 제주 한화 아쿠아플라넷에 이어 제주해양동물박물관을 다녀왔습니다.
▲ 제주해양동물박물관 입구.
제주해양동물박물관 가는 길을 소개합니다. 자가용 이용하시려면 63631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성산읍 서성일로 689-21 주소로 네비게이션을 버스 이용 시) 210-1, 210-2 간선 버스를 타고 '수산2리 생태체험센터정류장' 하차 후 도보 20분 걸으면 됩니다.
▲ 제주해양동물박물관 내부.
박물관 입구를 들어섰을 때 바로 보이는 모습입니다. 입구부터 전시된 사람보다 큰 개복치는 제 이목을 끌기 충분했습니다. 아직 전시장을 둘러보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기대감이 들었습니다.
▲ 전시물이 실물표본임을 알리는 문구.
▲ 고래상어의 이빨.
이곳 해양동물박물관에는 해양동물 약 350종, 10,000여점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전시된 모든 해양동물은 직접 수집·특수 제작한 실물표본입니다. 그리고 표본을 방문객들이 직접 만질 수 있도록 하여 다양한 해양생물들을 더욱 실감나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안내데스크에서 돋보기를 대여해주니 원하시는 분은 꼭 챙기시길 바랍니다.
▲ 개복치.
아까 입구에 있던 개복치입니다. 개복치는 여러방면으로 유명하고 익숙한 물고기일겁니다. 우선 개복치의 학명은 Mola mola입니다. 학명이 '몰라 몰라'로 발음되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다른 물고기는 몰라도 개복치의 학명은 아는 경우가 많습니다. Mola는 라틴어로 '맷돌'라는 뜻으로 개복치의 형태가 유럽의 맷돌과 닮았다고 합니다. 한편 개복치는 가끔 수면위로 올라와서 수평상태로 물에 떠있는데, 그 모습이 일광욕을 하는 것과 같아 영어로는 Sunfish 혹은 Bedfish라고 합니다.
개복치는 우리나라 동해안에서 많이 잡힙니다. 옛날에는 개복치를 잘 먹지 않았으며 주로 창자쪽을 식용으로 사용하였다고 합니다. 개복치의 살은 투명하고 곤약처럼 생겼으며 맛은 그닥 없다고 합니다.
▲ 개복치의 잘못된 진실.
흔히 개복치는 정말 잘 죽는 물고기로도 알려져있습니다. 개복치는 무려 3억개의 알을 낳는데 그 중 살아남는 수가 한두마리 남짓할 정도로 많이 죽는다고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 상위포식자에 의해서 잡아먹혀서 그런거라고합니다. 그렇다면 그동안 인터넷에서 널리퍼진 개복치가 죽는 이유들을 사실일까요? 위의 사진은 사람들에게 잘못 전파된 개복치와 관련된 우스겟소리들을 모아두었습니다. 이 중 몇가지는 사실일 수도 있다는 것이 조금 재밌네요.
▲ 붉평치
개복치 옆에 있는 개복치 닮은 꼴인 친구는' 붉평치'라는 물고기입니다. 개복치와 유사하기 때문에 붉은 개복치라는 별명이 있습니다. 또한 병어의 모습과 비슷해서 낚시꾼들이 '큰 병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만, 이는 잘못된 표현입니다. 한편 붉평치는 개복치보다 낚시하시는 분이 더 선호한다고 합니다. 이유는 개복치보다 맛이 더 좋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일반적인 어류는 주변 수온에 따라 체온이 따라가는 변온동물입니다. 그런데 붉평치는 스스로 체온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온혈동물이라고 합니다. 붉평치는 가슴지느러미를 빠르게 움직여 아가미 옆에 있는 혈관을 통해 피가 온몸을 빠르게 순환하게 하여 피를 따뜻하게 만든다고 합니다. 정말 물고기 중에는 신기한 습성을 가진 것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전시장의 구성에 대해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1. 인간과 바다
▲ 옛 문화 속 물고기, 종교와 물고기
▲ 문학 속의 바다
본격적으로 박물관의 전시장에 들어가면 역사 ·문화속 물고기의 상징, 시와 소설속의 해양동물, 바다와 음악, 영화속 해양동물 등 인간과 바다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해저 2만리, 노인과 바다부터 우리가 너무 잘알고 있는 스펀지밥, 니모를 찾아서, 죠스 등 익숙한 작품들에 대해서 다루었습니다.
▲ 우라나라의 최초 물고기책, 『우해이어보』
이제까지 정약전의 다산어보가 우리나라 최초 물고기책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박물관에서 이 사실이 잘못되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 물고기책은 우해이어보입니다. 위 사진에서 보다시피 '자산어보'보다 무려 11년이나 앞선 책으로 물고기 53항목, 새우나 게 무리 8항목, 조개무리 11항목으로 모두 72항목이 올라가 있다고 합니다. 또한 어구·어획법에 관하여도 자세히 설명하였다고 합니다. 혹시나 아직까지 자산어보가 우리나라 최초의 물고기책이라 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위의 내용을 잘 설명해주시길 바랍니다.
2. 다양한 종류의 해양동물
▲ 다양한 갑각류 표본.
▲ 다양한 패류 표본.
▲ 물고기의 습성에 따라 정리해놓은 전시장.
앞에서 350종의 표본이 전시되었다고 했는데, 전시장에 들어서니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다양한 생물표본들이 전시되어있습니다. 실제로 본다면 정말 엄청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잘 정리되어있습니다. 이곳에서 본 표본만으로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생물들의 전부를 본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또한 표본들을 단순히 전시해둔 것이 아닌, 물고기의 습성에 따라서 혹은 제철 수산물 등 주제에 맞게 전시를 잘해두었습니다. 마치 도감을 입체적으로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위의 사진을 보면 아시겠지만 해양동물과 관련되어 정말 유익한 정보가 잘 정리되었으니 직접 가서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3. 디오라마로 표현한 해양동물의 다양한 서식지
▲ 조간대 디오라마.
▲ 제주바다를 표현한 디오라마.
▲ 우리나라 연안의 어류 디오라마
이곳 전시장은 다양한 해양생물의 서식지인 갯벌, 조간대, 바다의 모습을 디오라마로 생생히 표현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실제로 각 생물이 서식하는 수심이나 은신처에 맞게 표본을 배치하여 각 생물들의 지위를 제대로 알 수 있습니다. 천천히 시간을 가지고 각 서식지별로 어떤 해양생물들이 살고 있는지 관찰해보는 것도 묘미일 것 같습니다.
4. 물고기의 제왕, 상어특별관
▲ 다양한 상어 박제 표본.
상어는 전세계적으로 약 450여종이 있으며 그 중 우리나라에는 40여종의 상어가 살고 있다고 합니다. 그 중 무려 20종을 박물관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무시무시한 상어들의 이빨, 표면 등을 직접 만져볼 수 있고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 (출처:제주해양동물박물관)
5. 한국 민물고기의 대부분이 집결, 민물고기 전시장
▲ 민물고기 전시장
▲ 한국의 납자루아과 표본.
우리나라의 하천에는 약 250여종의 민물고기가 살고 있습니다. 그 민물고기의 대부분을 이곳에서 본 것 같습니다. 한국의 민물고기 표본들이 잘 정리되어있으며 그 중 야생에서 보기 어려운 멸종위기종들을 볼 수 있습니다.
▲ 제주도 담수어류.
제주도의 하천의 대부분은 '건천'입니다. 건천은 말그대로 마른 하천을 뜻하며, 구멍이 송송 뚫린 현무암질 지면과 경사진 지형을 가진 제주도에서 자주 나타납니다. 따라서 민물고기들이 서식하기 어려운 환경입니다. 그런데 제주도 역시 민물고기가 서식하며 그것도 무려 16종이나 된다고 합니다. 평소 하천이 마른 상태일 때 어디에 있다 오는건지 모르겠지만 이런걸 볼 때마다 물고기의 생태는 정말 신기하다고 봅니다.
6. 바다의 소중한 자원, 해양동물의 이용과 보존
▲ 보호대상해양생물과 CITES.
▲ 우리나라 제철 수산물
해양생물들 중 자원으로써 인간에게 유용하게 활용되는 종들이 있습니다. 그 중 거의 대부분이 수산물로 우리 식탁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곳 전시장에서 우리나라 제철 수산물들을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한편, 인간의 지나친 욕심에 의해 점차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는 종들이 있습니다. 이를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협약이 존재하며, 그 중 하나가 Cites입니다. Cites는 Convention on International Trade in Endangered Species of Wild Fauna and Flora의 약자로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 교역에 관한 국제협약'입니다. 쉽게 말해, CITES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거래를 일정한 절차를 거쳐 제한함으로써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을 보호하는 협약입니다. 이로써 야생동식물이 함부로 팔려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겠죠?
▲ 보호대상해양생물
우리나라의 경우, 해양수산부에서 '보호대상해양생물' 77종을 선정하여 관리하고 있습니다. 보호대상해양생물이란 우리나라 고유종으로 학술적·경제적 가치가 높고 개체수가 현저히 감소하고 있어 국제적으로 보호가치가 높은 종을 말합니다. 보호대상해양생물의 포획, 채취,이식, 가공, 유통, 보관, 훼손하는 행위는 금지되어있습니다. 물론 다른 종들은 상관 없을 수도 있지만, 이글을 보시는 분들이라면 보호대상해양생물이 아니더라도 다른 해양생물들 역시 소중히 다룰 수 있는 멋진 인식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종합적인 소감을 정리하자면, 해양생물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반드시 와봐야할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방문객들이 최대한 많은 해양생물에 대한 지식을 얻어갈 수 있도록 방대한 양의 해양생물표본을 수집하여 체계적으로 정리한 이곳 박물관의 노고가 느껴집니다. 무엇보다 실물표본을 가까이서 관찰하고 직접 만질 수 있는 것이 보다 사실적인 경험을 안겨주는 것 같습니다. 다음번에 제주도에 갈 일이 있으시다면 꼭 한번 방문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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