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촌으로 간 아이돌, 청춘불패 시즌2
<청춘불패 시즌2>가 시작되었다. <청춘불패>는 시골예능의 아이돌 버전 격이다. 아이돌의 한류열풍 속에서 탄생한 한류상품이라는 것도 숨기지는 않았다. 시즌1의 농촌에 이어 이번엔 어촌으로 아이돌을 보냈다. 시즌1인 <청춘불패>는 농촌에 이목을 집중시키고 농촌의 생활을 가까이 담았다는 점에서 나름의 의미도 있었고 나름의 존재감도 확고히 했다. 물론 시골예능이 늘 그렇듯 도시와의 괴리감으로 웃음을 유발시키고 시골을 웃음소구로 활용하는 등의 많은 아쉬운 점을 보였던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점점 어려워지는 농어촌에 관심을 가져주는 프로그램이 흔치않아서 좋았다는 평을 해주고 싶다. 농촌이 아이돌의 위한 도구로만 쓰여서 썩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농촌주민들이 조금이라도 웃을 수 있어서 못내 훈훈했다. 초반 캐릭터형성에 여념이 없는 이들의 어촌생활을 살펴봤다. 공교롭게도 애정을 담은 쓴소리가 대부분이다. 암튼 걸그룹을 향한 흐뭇한 미소를 잃지 않은 채 자연스레 집중하게 되었다.
새 멤버로 구성된 <청춘불패 시즌2>는 안산시 대부도 인근 어촌을 주 무대로 삼았다. 사실 써니를 제외하면 예능감이 출중한 멤버가 없다. (아니면 내가 너무 써니만 봤나...) 그래서 이들을 조율하고 중심을 잡아줄 메인 이수근의 역할이 중요하다. <1박2일>로 친근하고 편안한 이미지를 형성한 이수근은 시골예능 <청춘불패 시즌2>의 메인으로 아주 적합해 보인다. 그리고 부족한 예능을 채워줄 붐과 얼굴(?)과 허당을 담당할 지현우가 중심에서 무게중심을 잡아준다. 야외예능에 약한 붐과 지금까진 병풍이 되어버린 지현우가 앞으로 어떤 활약을 해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초반이니까 기대는 해볼 일이다. 또한 시즌1의 경험과 예능감을 두루 갖춘 써니가 리더격으로 우왕좌왕하는 멤버들을 잘 이끌 것으로 보인다.
-<청춘불패 시즌2>는 대부도 인근 어촌을 주무대로 한다-
[대부도(大阜島) : 인천광역시 남쪽 해상에 자리 잡고 있다. 시흥시 정왕동 오이도와 시화방조제로 연결되어 있어 자동차로 통행이 가능하며, 하루 2번 바닷물이 빠지면서 넓은 개펄이 드러난다. 서해안에서 제일 큰 섬으로, 큰 언덕처럼 보인다고 하여 대부도라고 하였으며, 이외에도 연화부수지·낙지섬·죽호 등의 전래 지명이 전해지고 있다. 주변에는 선감도·불탄도·풍도·육도 등ㅅ 5개의 유인도와 중육도·미육도·말육도·변도·잠도·흘관도·터미섬·큰터미섬·할미섬·외지도·대가리도·소가리도 등 12개의 무인도가 있다.] (네이버 백과사전)
-멤버들의 정보보다 바다를 먼저 알아보는 것이 어떨까-
어촌으로 간 이유와 진심이 보이지 않는다.
어촌소개보다 멤버소개에 공을 들이고 멤버중심의 에피소드가 주를 이룬다. 2화에서 아이돌 숙소에 찾아가서 멤버를 깨우는 장면은 <청춘불패 시즌2>가 아이돌을 위한 예능임을 그대로 보여준다. 애초에 기획한 취지는 그저 폼이었나. 왜 어촌인지에 대한 고민과 이유가 필요하다. 어촌으로 향한 명분과 의미를 찾아야 한다. 의미 없는 웃음도 나쁘지 않지만 <청춘불패>는 태생적으로 의미 있는 예능이다. 하지만 왜 어선을 타고 개펄에서 뒹구는지에 대한 ‘의미’가 없다. 의미를 찾는 다큐가 될 필요는 없지만 어촌에 대해 고민한 부분이 전혀 보이지 않아서 문제다. 그러니 게임을 하고 미션을 수행하는 것도 이유가 없다. 가령 어촌의 고민을 먼저 들어보고 어촌의 모습을 먼저 세심하게 들여다봤더라면 이어진 웃음에서 가치를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지금 <청춘불패 시즌2>는 개펄을 하루체험하고 노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현재 농촌뿐만 아니라 어촌도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 어촌에서 함께 할 수 있는 그들의 어려움을 찾기란 절대 어렵지 않다. 어르신들을 위한 재롱잔치도 물론 기특하고 흐뭇하다. 하지만 이것도 한 두 번이다. 어촌의 어려움을 함께 하며 무엇을 보여줄 것인지는 제작진이 더 생각해볼 문제다. 가령 지구온난화로 인한 개체수의 감소 및 변화가 있다면 함께 들어보고 고민해보는 것도 좋다. 어업 어획물 가격상승과 어촌의 고령화 노동력부족 등, 이들의 어려움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예능이 너무 무거워진다고 우려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뼈있는 웃음이 사랑받는 시대다. 사회를 들여다보는 공감웃음과 사회풍자에 시청자들이 즐거워하고 있다. 굳이 해결책을 제시할 필요는 없다. 함께 마음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시청자와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아이돌의 재롱잔치(?)는 나름 기특하고 흐뭇하다-
-이유와 목적이 분명한 개펄작업이었다면-
-그물을 올리고 있는 아이돌, 이 고생을 빛내는 무언가가 없다-
-어촌에 대해 이야기 하는 시간을 늘리면 어떨까. 마당에서 이야기중인 멤버들-
어촌이 주인공이어야 한다.
주인공은 아이돌이 아니라 어촌과 주민이어야 한다. 어촌은 배경과 예능도구로만 머물고 주민은 수동적인 주변인물로만 그려지고 있다. 어촌을 올려주면 아이돌은 저절로 올려 지게 되어있다. 화면가득 아이돌 클로즈업만큼이나 어촌의 아름다운 풍경을 비춰줄 필요가 있다. 보다보면 어촌에 간 것인지 잠시 잊을 때도 있다.
어촌은 신기한 곳도 아니고 아이돌의 수련회장소도 아니다. 아이돌의 도시이미지와 어촌의 이미지와의 괴리감으로 웃음을 만들어내는 방식은 이제 낡았다. 몸빼바지는 농어촌주민들의 생활복이고 작업복이다. 이를 웃음도구로 삼으며 장난치는 모습을 모든 주민이 보고 웃을 수 있을지는 생각해볼 문제다. 바다소녀를 외치지만 그만큼 바다를 이해했는지도 모르겠다.
멤버를 알고 캐릭터를 이해하는 것보다 바다를 이해하고 알아가는 것이 우선 아닐까. 아이돌이 인지도를 쌓으려 노력하는 모습 속에 어촌과 바다는 뒤에만 머물러 있어서 조금 안타깝다. 그런 모습이 있었다면 가만있어도 빛나는 아이돌에 훈훈하고 좋은 이미지 보탤 수 있었을 텐데.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착한 예능이 되길 바란다.
<청춘불패 시즌2>는 재미 면에서도 큰 호응을 해주기 힘들다. 캐릭터설정과 미션, 게임 등은 시즌1의 재탕 수준이고 채널을 고정시킬 만큼 재미있지도 않다. 아이돌 팬이 아니라면 몰입해주기 힘들다. 재밌지도 않고 시청률에 도움도 안 될 거라면 반복되는 방식을 과감히 버리라고 권유하고 싶다.
진부한 캐릭터와 게임이 넘쳐나는 예능이 아닌 주민들과 아이돌이 함께 손잡고 살아가는 착한 예능을 보여주길 바란다. 하루하루 급급한 웃음보다 어촌과 시청자와의 공감, 마음을 얻는 것이 더 우선으로 보인다. 방송 엔딩의 훈훈한 자막과 스틸장면이 동떨어져 보이지 않도록.
<무한도전>과 <1박2일> 등의 장수예능이 시청자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진정성이 보였기 때문이다. <청춘불패 시즌2>도 어촌에 대해 좀 더 고민하고 진정성을 갖추는 모습을 보여야 시청자들이 마음을 열 것이다. 아이돌 팬들을 위한 방송, 한류상품, 그 이상을 노릴 생각이 없다면 할 말은 없다. 하지만 채널은 쉽게 돌아갈 것이다.
아직은 초반이라 기대할만한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쓴 소리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청춘불패 시즌2>를 통해서 어촌을 좀 더 이해하고 좀 더 알아가고, 걸그룹에 더 환호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걸그룹 짱!
-어촌을 좀 더 이해하고 함께하는 <청춘불패 시즌2>가 되길 바란다-
-걸그룹 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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