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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제철인 꽃게는? 살이 꽉 찬 수컷꽃게!

NIFS 2016. 9. 30. 09:47

가을이 제철인 꽃게는살이 꽉 찬 수컷꽃게!

국립수산과학원 제8 Sea Science Reporters 이지연




▲제철을 맞은 수컷꽃게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게 눈 깜빡할 사이에 가을이 다가왔습니다. 

성큼 다가온 가을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비단 날씨뿐 아닙니다. 

가을을 대표하는 먹거리 대하, 전어부터 꽃게까지. 

우리 식탁에도 가을이 다가온 것입니다. 

가을 대표 먹거리 중 꽃게의 경우 가을뿐 아니라 

봄에도 먹기 좋은 계절이라고 알려져있는데요.


이렇게 꽃게의 제철이 두 계절인 이유는 

바로 성별에 따라 맛이 차는 시기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암컷꽃게의 경우 산란 이전인 봄철에 알이 꽉 차 있어 맛이 가장 좋을 때이고, 

수컷꽃게의 경우 겨울을 대비해 가을철 살이 한껏 오르는 시기이기 때문에 

가을을 제철로 볼 수 있습니다. 




▲ 제철 꽃게를 구입하려는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룬 김포 대명항 어판장 풍경


제철 수컷꽃게를 사기 위해 찾은 대명항 어판장.

어판장 입구에 들어서니 집게발을 들고 어떻게든 밖으로 나오려고 안간힘을 쓰는 

꽃게들이 고무대야에 가득 담겨있습니다. 

그런 꽃게 모습을 보고 모여든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 이곳을 보니

 꽃게철이 다가온 것을 몸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철인 수게를 고르기 위해 고무대야 속 꽃게를 뒤집어 배를 살펴봤습니다. 

배 아래쪽 껍데기 모양이 넓적하면 암컷, 뾰족하면 수컷꽃게인데요. 

수산시장에서는 고무대야에 암수 구분없이 섞어 판매하니, 

제철 꽃게를 구입하려면 이정도 수고는 감수해야 합니다. 


꽃게를 들어보니 수컷에 비해 가벼운 암컷꽃게. 

그도 그럴 것이 7~8월 산란을 마치고 난 직후라 다소 살이 빠져있는 상태인 것 같습니다. 

이럴 때는 가급적 수컷꽃게를 구입하는게 좋습니다. 




▲(좌)배의 아래쪽 껍데기 모양이 넓적한 암컷꽃게 (우)배의 아래쪽 껍데기 모양이 뾰족한 수컷꽃게


하지만 수컷꽃게라고 모두 다 속이 꽉 차 있는 것은 아닙니다. 

수컷꽃게 중에서도 9월에 탈피를 한 개체는 속이 비어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시장에서는 ‘물꽃게’혹은 ‘물렁꽃게’라고 부르며 

더 저렴하게 판매하기도 합니다.




▲탈피한 수컷 꽃게는 '물꽃게’ 혹은 ‘물렁꽃게’라고 불리며 수산시장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된다.


성별을 구분했으니 본격적으로 꽃게 선별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바로 좋은 꽃게를 고르기 위해서인데요. 

잡은지 얼마 되지 않은 싱싱한 꽃게는 살이 꽉 차있지만,

물 속에 오래 있던 꽃게는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의 살을 소모해 껍질 속에 살 대신 물이 차오르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싱싱하고 속이 꽉 차있는 꽃게는

 같은 크기의 다른 꽃게들에 비해 그 무게가 묵직합니다.


만약 꽃게의 움직임이 너무 활발하거나 

손으로 꽃게를 만지기 힘든 상황이라면

 꽃게의 배꼽 윗부분과 뒷다리를 살펴보는 것이 

신선한 꽃게를 고르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꽃게를 뒤집어서 배꼽 윗부분을 봤을 때 희거나 거뭇한 반점이 보이면 

선도가 떨어지는 꽃게이고

반대로 수영하는 데 쓰이는 뒷다리가 청색빛을 띤다면 신선한 꽃게입니다. 




▲신선한 꽃게는 배꼽 윗부분을 보았을 때 희거나 거뭇한 반점이나 점등 없이 깨끗하고, 수영하는 데 쓰는 뒷다리 측이 청색빛을 띤다.

 

대명항에서 본 꽃게는 대부분 신선했습니다. 

바로 옆 서해바다에서 직접 선주가 잡은 수산물을 판매하는 어판장이기 때문이죠. 

꽃게로 유명한 서해안 인근 수산시장 중 

김포의 대명포구와 인천의 소래포구가 수도권 인근에 위치해있습니다. 

이 두 곳 이외에도 홍원항 수산시장, 안흥외항(신진도항) 수산물 직판장 등을 찾는 것도 신선한 꽃게를 찾을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특히 홍원항에서는 ‘홍원항 꽃게 축제’가 9월 24일부터 10월 9일까지 열리므로 이 곳을 찾는다면 제철 꽃게를 쉽게 만나볼 수 있습니다.


수산시장에서 직접 골라온 신선한 꽃게는 

다른 양념 없이 증기로 쪄낸 꽃게찜으로 맛보는 것이 제일입니다. 

달큰한 속살과 향긋한 내장향이 코와 입 모두를 즐겁게 합니다. 

그 맛과 향에 취해 양손으로 한참 살을 발라 먹다 보면 체면은 잠시 뒷전이 되곤합니다. 

식탁에 둘러앉아 막 쪄낸 울긋불긋한 꽃게찜을 나눠 먹다 보니 새삼 식탁에 찾아온 가을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살이 꽉 찬 제철 꽃게만큼이나 풍성해진 저녁식탁이었습니다. 

가슴속에 가득 메워진 풍요로움은 덤입니다.





이번 주말 제철 꽃게로 식탁에 가을을 들여보는 건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