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자마자 남편 직장 때문에 약 5년 동안 강릉시 주문진에서 거주했습니다.
대도시에서만 살다 낯선 작은 바닷가마을에서 아는 이 없이 살려니 처음에는 답답했고 향수병이 있었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 적응하면서 주문진항을 비롯한 강릉에서 많은 추억을 쌓았습니다.
수도권으로 이사 온 후에도 시댁이 강릉에 있다 보니 1년에도 몇 번씩 강릉에 갈 때마다 가끔 주문진항에 들리곤 하는데요.
갈 때마다 조금씩 달라지는 주문진항에 놀라곤 합니다.
그럼 주문진항을 만나볼까요?
주문진항은 약 350여 척의 어선이 드나드는 연안항으로 난류와 한류가 만나는 동해안에서 오징어, 양미리, 꽁치, 멸치, 청어, 고등어 등이 많이 잡혀 왔습니다.
18년 전에도 현재처럼 만선이 되어 들어오는 배와 만선을 꿈꾸며 망망대해로 나가는 어선이 많았습니다.
밤이면 멀리서 오징어잡이 배마다 환한 조명등이 커져 동해의 색다른 볼거리입니다.
봄이나 여름이면 주문진 인근에서 잡힌 고등어나 꽁치를 판장에 내놓고 파는 상인이 많았는데, 가끔 운이 좋으면 꽁치나 고등어잡이 배에서 막 내린 생선을 파는 색다른 볼거리도 볼 수 있었지요.
막 잡은 고등어나 꽁치 한 상자를 저렴하게 판매해서 저도 한 상자 사와 냉동실에 넣어두고 두고두고 먹곤 했습니다.
오징어가 많이 잡히는 계절에는 생오징어 10~15마리를 만 원에 사먹을 수 있었는데, 바로 그 자리에서 회를 떠 파는 상인도 많았습니다.
겨울에는 동해바다에서 많이 잡히는 ‘심퉁이’라는 못생긴 생선을 주문진항 여기저기서 볼 수 있었는데요. 필자는 강릉에서 거주하며 시집 오면서 처음 접해봤는데요, 가끔 시댁에 가면 시어머니께서 심퉁이로 맛있는 요리를 해주곤 했습니다.
18년 동안 주문진항은 많이 변해온 반면 예전 모습도 일부 남아있었습니다.
현대화 보수작업을 통해 대형공영주차장이 생겼고, 건어물가게는 리모델링하여 새 간판과 청결한 인테리어의 가게로 거듭났습니다.
예전에 횟감과 조개를 팔던 판장이 아예 없어진 줄 알고 약간 서운한 마음이 들었으나 뒤편에는 예전의 모습이 남아있습니다.
대형 회센터 건물에서는 주로 회를 뜨자마자 식당에 앉아 먹는 손님이 많았고, 오래전부터 있던 판장에서는 살아있는 생선회를 떠서 포장해가는 손님이 많습니다.
마침 주말이라 주문진항에서 횟감을 사려고모인 관광객이 무척 많았습니다.
필자도 방어, 광어, 오징어 등을 구매하여 5천 원을 주고 회를 떠 포장해서 숙소에 가서 먹었습니다. 제법 푸짐한 양인데도 35,000원 밖에 하지 않았어요. 덕분에 온가족 맛있게 먹었습니다.
대로변에는 건어물가게가 양쪽으로 길게 이어지는데, 마른 오징어, 황태, 멸치, 쥐포 등 건어물을 판매합니다. 오징어가 예전만큼 잡히지 않아 건오징어가격은 많이 올랐지만, 맛이 좋아 20마리 1축 구매했습니다.
과거 동해안은 명태가 많이 잡혔으나 언젠가부터 기후변화로 명태가 잡히지 않고 수입에 의존합니다. 러시아산 동태가 아닌 동해안 명태를 다시 식탁위에 올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주문진항을 빠져나왔습니다.
주문진항에서는 새벽부터 밤까지 생선 등 해산물을 팔고, 횟감을 떠서 생계를 꾸려가는 상인들의 모습과 수많은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활기찬 항구의 모습이 여전했습니다.
푸른 동해도 보고 싱싱한 생선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고 수산물시장의 활기도 느낄 수 있는 주문진항에 꼭 한 번 가보시길 추천합니다.
주문진읍사무소 033-660-3438
주문리어촌계 033-662-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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