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렀거라! 福 들어간다!, 서산동부수산시장 무술년 정월대보름 지신밟기

안녕하세요? 국립수산과학원 제10기 블로그 기자단 박경화 입니다.

무술년 정월대보름을 맞아 충남 서산 동부수산시장의 신명나는 지신밟기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충남 최대의 수산시장 서산동부수산시장은 해마다 정월대보름 지신밟기 행사를 신명나게 벌이는데, 수산시장 상인들이 제일 기다리는 재미진 행사랍니다.

 

 

수산시장 임원들은 대보름 한참 전부터 대보름 행사를 위해 회의를 하고, 고사마당 준비를 합니다.  

행사준비는 튼실하고 곧게 잘 자란 대나무를 베어다 높이 세우는 일부터 시작합니다.

 

 ▲ 해신대에 생선을 엮는 모습

서산 앞바다 가로림만에서 잡히는 생선들을 엮어 해신대를 만듭니다.

올 한해도 많이 잡히게 해주시고, 잘 팔리게 해주시고, 가격 적당하게 해주시고

 

해신대 생선들은 가장 많은 물량을 취급하는 상인들이 자발적으로 내는데

행사가 끝나고 나면 지지고, 볶고, 무치고, 맛있게 끓여 다같이 나누어 먹습니다.

 

   

해신대는 높이 높이 먼 곳에서도 잘 보이도록 거는데 이번 보름 행사는 바람이 세게 불어 여간 힘든게 아니었습니다.

 

 

신명나는 서산 놀이패 뻘바람의 길놀이를 시작으로 무술년 정월대보름 지신밟기 행사가 시작됨을 알립니다.

뻘바람과 서산동부수산시장의 대보름 행사는 몇년을 꾸준히 이어온 인연입니다.

   

수산시장 상인회장님이 정성스럽게 제를 올립니다.  

모쪼록 올 한해도 수산시장 별탈없이 해주시고 장사 잘되게 도와주시고 서산 앞 바다에 고기도 넘치게 잡히게 해주십시요~~

고사마당에는 수산시장 어머님, 아버님들도 함께 하셔서 기원을 드립니다.

    

  

잘 생긴 돼지머리에 봉투가 꽂힐 때마다 돼지 눈이 자꾸만 감기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렇게 모인 정성은 좋은 일에 쓰인다고 합니다.

 

    

수산시장 가장 번성한 곳 너른 마당에서 액막이굿으로 지신밟기가 시작됩니다.

      

어루 액이야 어루 액이야 어기영차 액이로구나~

정월이월에 드는 액은 삼월사월에 막고

삼월사월에 드는 액은 오월단오에 다 막아낸다 ~♬♪♩♬~~  

 

액막이 가락에 어깨가 절로 들썩이며 내게 붙은 액도 다 떨어져 나갈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지신을 밟는데는 아무런 구분이 없습니다.

그냥 지날 때 청하기만 하면 구성진 가락과 함께 액이 떨어지도록 사물을 두들겨 지신을 꽁꽁 밟아 줍니다.

     

      

우리집은 말야 올해 좀 더 장사가 잘되야 혀.

그러니까 구석구석 들어가 지대로 좀 혀봐유~

 

예잇~~. 분부대로 구석구석, 액땜해 드리겠습니다.

 

 

소원이 뭐여유?

그저 건강하고 별탈없이 장사가 잘되믄 좋겠쥬!

받아든 복조리를 드신 마음이 간절합니다. 

반평생 시장서 사신 엄니의 소원은 그저 장사 무탈하니 잘되면 다 좋다는

소박한 소원입니다.

 

 

모쪼록 그리 될 것입니다

간절히 저희가 빌어드립니다요.

 

 

시장에서 일하다 보면 힘들고 어려운 일이 왜 없겠습니까?

그래서 태평가 한자락을 불러 드리니

이리도 한방에 걱정 근심, 시름 다 날아가고 환한 웃음만 남습니다.  

 

짜증을 내어서 무엇하나

성화를 부려서 무엇하나 속상한 일들이 하도 많으니,

놀기도 하면서 살아가세

니나노 늴리리야 늴리리야 니나노 얼싸좋다 얼씨구나 좋다~~

 

 

 

복을 받으려면 말야

나처럼 적극적으로 받아야 하는겨~

놀부횟집 사장님은 언제봐도 적극적이십니다.

 

  

복도 제대로 받고 신명나게 노는 것도 확실하게 노십니다.

재미지게 놀았으니 놀이값도 챙겨가라며 미리 준비한 회접시를 안깁니다.

 

  

수산시장 놀이값은 말린 건어물, 김 한톳, 고등어, 조개도 좋고 굴도 한봉지.

리어카에 수산물들이 자꾸만 쌓입니다.

 

 

너른 수산시장을 노래 불러가며 춤 춰가며 소원 성취 들어가며 다니다 보니 시간이 자꾸만 지체됩니다.

기다림에 지친 상인들은 놀이패에 합류하여 띵가띵가 한바탕 놀고 가기도 합니다.

 

 

오래도록 기다린 명동 할머니는 그래도 환한 웃음으로 놀이패를 맞아 줍니다.

칠십 훌쩍 넘도록 허리 꼿꼿하니, 재바른 몸놀림으로 힘든 생선 일을 하시는 이유가 다
이 웃음에 있는 가봅니다.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 무술년 정월대보름 지신밟기 놀이는 해가 서산에 걸려서야 끝이 보입니다.

 

지금 서산동부수산시장에는 수산시장 상인들이 나눈 福과

뻘바람 놀이패가 불러들인 大福이 마구 굴러 다니고 있으니,

수산시장 나오셔서 제철 수산물도 즐기시고, 그 복들을 집으로 데리고 가셔서 한해 잘 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