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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바다 속으로 '바다의 켜' 특별기획전

NIFS 2018. 10. 24. 15:53

안녕하세요. 제10기 Sea Science Reporter 최승훈 기자 입니다.


  

2018년 10월 14일, 부산 동래구 우장춘로 175에 위치한 부산해양자연사 박물관에 다녀왔습니다.

목적은 '바다의 켜' 특별기획전을 보기 위해서입니다.

'바다의 켜'는 9월 11일부터 12월 7일까지 전시되고 있습니다.

평소 해양수산 관련 역사에 관심이 많았던 저는 들뜬 마음을 품고 박물관에 도착을 했습니다.


▲부산해양자연사박물관 입구

 

부산해양자연사박물관은 영도에 위치한 우리 집과 거리가 멀었기 때문에 방문한 적은 처음입니다.

생각보다 외진 곳에 위치해있었지만 많은 가족분들이 관람을 하고 계셨습니다.


▲2층 '바다의 켜' 특별전시회 입구

 

'바다의 켜' 특별기획전은 2층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바다의 켜'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바다의 켜'라는 큰 글자가 우리를 맞이합니다.

'바다의 켜' 전시의 목적은 우리나라 바다의 탄생부터 인류가 등장하여 바다를 이용하기 시작했던 시기를 거쳐 오늘날에 이르는 긴 시간, 수십억 년 전부터 수만, 수천 년 전까지 바다와 함께해 온 생물들의 모습을 아주 개괄적으로나마 살펴보기 위해서입니다.

전시는 지질시대 바다를 중심으로 한 우리나라의 형성 과정과 그 흔적들이 담긴 1부 '흔적의 켜', 선사시대 및 고대 최초의 인류가 바다를 영위하며 살았던 증거들을 살펴본 2부 '어로의 켜', 고려 및 조선시대의 사람들이 바다의 정보들을 각종 기록물들로 남긴 3부 '기록의 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Chapter 1 '흔적의 켜'

 

'흔적의 켜'를 들어서는 순간 다양한 화석들이 저를 반기고 있었습니다.

삼엽충, 공룡 화석, 패류화석 등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고등학교 재학 시절 '지구과학' 교과서에서 보던 화석들을 실제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노토사우로스' 화석

 

바다에서 살았던 중생대의 해양 파충류 '노토사우로스', '모사사우로스', '이크티오사우로스'가 화석으로 있었습니다.

육지의 가장 강력한 포식자로 진화하였던 파충류들이 풍족한 자원을 이용하기 위해 바다로 이동하였고, 물에서 살아가기 적합한 형태로 몸이 진화하였다고 합니다.

 

중생대 트라이아스기에는 노토사우루스류를 중심으로 각종 어룡과 수장룡들이 출현하였으며, 쥐라기가 되면서 이크티오사우루스 등 해양 파충류의 번성기가 펼쳐지며,

백악기가 되면서 모사사우루스류가 위세를 펼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공룡들이 멸종하여 현재 실제로 보지 못한다는 게 정말 아쉽습니다.


▲신생대 화석

 

신생대 바다생물 화석의 종류로는 무척추동물 화석 중 연체동물인 이매패류와 복족류가 가장 많으며, 이 밖에 굴족류, 완족동물, 성게류, 갑각류 등이 산출된다고 합니다.

척추동물 화석으로는 어류, 상어 뼈와 이빨, 거북 배갑, 고래뼈 등이 산출됩니다.

현재 수산생물과 비슷한 종류의 생물이 화석으로 많이 남아 있었습니다.


▲ 삼엽충강 화석


▲ 스트로마톨라이트

 

위 두 화석은 중, 고등학교 시절 한 번쯤은 들어 보셨을 겁니다.

'삼엽충'은 고생대 바다에 번성하였습니다. 삼엽충이라는 이름은 몸이 세 개의 긴엽으로 이루어진 것을 말합니다. 페름기 말 대멸종으로 삼엽충은 모두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스트로마톨라이트'는 원래 시아노박테리아라는 남조세균에 퇴적물이 부착되고 고화되어 만들어진 유기적 기원의 퇴적암입니다. 당시 고환경과 생명의 탄생과 기원을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자연사 기록입니다.


▲ Chapter 2 '어로의 켜'

 

'어로의 켜'에서는 선사 및 고대의 바다를 대상으로 어로문화로 대표되는 선사인들의 모습과 그들이 사용했던 다양한 도구들이 소개되고 있었습니다.

다양한 동물 유체들과 조개껍데기가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 신석기 시대 패총  


▲조개팔찌

 

이전에 부산 영도구에 위치한 동삼동 패총 전시관에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보았던 조개껍데기와 조개팔찌가 축소되어 전시되고 있었습니다.

이처럼 수산생물은 원시시대에도 우리 인간에게 중요한 식량이었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고래 화석


▲동물유체


▲ 울산 암각화

 

암각화에 새겨진 동물 그림은 생태적 특징을 매우 상세하게 표현하고 있어 약 20여 종의 동물을 구분할 수 있습니다.

'북방긴수염고래, 혹등고래, 참고래, 귀신고래, 향유고래, 바다거북, 물개, 상어, 붉은 사슴, 대륙사슴, 사향노루, 고라니, 산양, 호랑이, 표범, 멧돼지, 너구리, 늑대, 여우, 산토끼 등'입니다.

그 시대에 이렇게 상세한 그림을 그렸다는 것이 정말 경이로웠습니다. 저는 아직 울산암각화 박물관에 방문한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 암각화를 보고 나서 다음에는 꼭 울산암각화 박물관에 방문을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 많은 암각화 유적을 보고 싶어졌습니다.   


▲Chapter 3 '기록의 켜'

 

'기록의 켜'에서는 고려 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다양한 기록물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실제 조선시대 해양 어류 서적에 적혀있던 어류가 모형으로 전시되어 있어서 한눈에 보기에 정말 좋았습니다.


▲고려시대, 바다 속의 기록 목간

 

'목간'은 문서나 편지 등의 글을 일정한 모양으로 깎아 만든 나무 또는 대나무 조각에 적은 것을 말합니다. 수중 발굴된 목간은 화물의 물표 역할을 했던 것으로, 화물의 발송자, 운송자, 중간 유통자, 최종 소비자가 드러나 있어 화물 운반과 유통과정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입니다.

고려 시대에도 현대 시대의 운송장 같은 역할을 한 기록물이 있었다는 것이 신기했었습니다. 다시 한번 우리 조상님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조선시대, 문헌 속의 해양생물

 

해양생물을 종합적으로 정리, 기술한 문헌은 15세기에 들어 지리서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조선시대에 대표하는 해양 어류 문헌으로는 '우해이어보', '자산어보', '난호어목지', '임원경제지' 등이 있습니다.  


▲최초의 어보, 우해이어보

 

김려가 천주교도와 교분을 맺은 혐의로 인해 진해로 유배되었는데 그곳에서 어민들과 친하게 지내고 어촌 생활도 익히면서 '우해이어보'를 내게 되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물고기를 전문으로 하는 백과사전인 어보류라 할 수 있습니다.

시문집 담정유고의 권8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난호어목지

 

서유구가 집필한 '난호어목지'는 1책 70장으로, 서문, 목차, 발문 등이 없습니다.

본문 가운데 '어명고'에서는 강어, 해어, 논해어미험, 논화산미견, 논동산미상 등으로 나누어 기술하였습니다.

서술 방식은 물고기의 이름을 한자와 한글로 각각 적은 뒤 그 모양과 형태, 크기, 생태, 습성, 가공법, 식미 등에 대하여 서술하고 있습니다. '임원경제지'의 전어지에 대부분 인용되었습니다.


자산어보

 

정약전이 집필한 '자산어보'는 3권 1책의 필사본으로, 정약전이 귀양 가 있던 흑산도 연해의 수족을 취급한 어보입니다. 정약전은 이 책을 쓰게 된 경위에 대하여 서문에서 "흑산도 해중에는 어족이 극히 많으나 이름이 알려져 있는 것은 적어 박물자가 마땅히 살펴야 할 바이다"라고 하고 있습니다.

 

자산어보는 제1권 인류, 제2권 무인류 및 개류, 제3권 잡류로 되어 있으며, 전체 해양생물 226종이 표제어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대학교 재학 시절에 '우해이어보', '자산어보', '난호어목지' 등 어류 서적에 대해 조사하는 과제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 과제를 할 때는 인터넷으로 찾아보고 정리하는 게 다였습니다.

그때 당시 '바다의 켜' 전시가 진행되고 있었다면 과제 수행에 있어 더 좋은 결과물을 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통발


▲장어통발


▲미꾸라지 통발

 

마지막으로 조선시대 이후 어업에 사용되었던 도구들이 전시되어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통발과 그물추, 어류 저장 바구니, 뜰채 등이 있었습니다.

부산의 조선시대 어업은 어량, 어전, 방렴 등의 어법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어량은 고려 시대 이래 활발히 이루어지던 어법으로 조선시대에 들어서도 여전히 유지되고 있었습니다. 부산지역에서도 어량과 방렴을 중심으로 하는 어법이 성하였음이 문헌 기록으로 남아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저는 3가지 테마를 모두 둘러보았습니다.

큰 규모의 전시는 아니었지만 알차고 볼거리가 많았던 전시였습니다. 해양수산을 공부하고 취업을 꿈꾸는 취업 준비생으로서 바다의 역사를 정리해보는 정말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12월 2일까지 부산해양자연사박물관에서 계속 전시를 진행한다고 하니 해양수산분야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꼭 한번 방문하셔서 역사를 살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상으로 최승훈 기자였습니다!